이번 글은 굉장히 짧다. 글에 대한 해석과 해설은 정말 간단히 끝나고 내가 생각하는 이야기가 주가 될 듯하다. 그냥 한의학에 대한 담담한 이야기 정도로 생각해도 좋다.
1. 원문.
茯苓, 仲景利小便多用之, 此治暴新病之要藥也, 若陰虛者, 恐未爲宜.
2. 원문 - 해석 - 해설.
茯苓, 仲景利小便多用之, 此治暴新病之要藥也, 若陰虛者, 恐未爲宜.
복령은 장중경이 소변을 잘 나가게 하는데 많이 사용했다. 이것(복령)은 전변이 빠르고 새로 생긴 병(급성병)에 쓰는 요약이다. 만약 음허한 사람은 복령을 쓰는 것을 조심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 장중경은 후한 시대의 사람이다. 이 양반은 상한잡병론이라는 책을 지었다. 이 책을 저술할 무렵에는 한나라( 우리나라가 고구려였을 때 중국은 한나라였다. 드라마 주몽 본 사람이 있는가? 그렇다. 그 시기다.)에는 지금 COVID-19처럼 엄청난 전염병이 전국을 휩쓸고 있었다. 어떤 마을은 그냥 마을 전체가 다 죽는 경우가 있었다고 할 정도로 참혹한 시기였다. 이 때 장중경이 갑자기 하늘에서 한의학을 전수받아 막 사람들을 고친 건 아니다. 당대까지의 연구 결과를 총 동원해 전염병을 고쳤으면 육경변증이라는 진단 체계를 만들어 나름 사람들을 잘 고쳤다. 그것을 정리한 책이 상한잡병론이다. 지금은 상한론, 금궤요략으로 이 책이 나눠서 있다. (중간에 전란도 많았고 여러 스토리가 있다..)
아무튼 장중경이라는 양반이 복령을 소변이 잘 안 나올 때 많이 썼다. 대표적인 것이 오령산이다. 소변이 잘 안 나오고 물을 먹어도 자꾸 토하며 열 나고 그럴 때 쓰는 처방이다. 여기에 붙은 이름이 태양축수증이다. 후대에는 태양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보고 족태양방광경이니까 방광에 물 찬 것이 태양축수증이라고 하는데 완전히 틀린 말이다. 중국의 여러 주석책, 우리나라 상한론 주석책에 이렇게 써 있는 경우가 정말 많다. 왜 틀렸냐면 여러 이유가 있지만 '태양'을 경락으로 생각하면 경락에 어떻게 물이 차는가? 열이 있거나 사기가 있는건 이해가지만 경락에 물이 도대체 어떻게 꽉 찬단 말인가? 말이 안 된다.
태양축수증은 태양경에 나쁜 기운(풍한사든 뭐든)을 받아 태양경으로부터 병이 시작되어 비위가 영향받은 것이다. 비위가 영향을 받아 진액을 전신에 운화할 수 없어 비위 근처에 소화 안 된 수곡, 물이 잔뜩 쌓여있다. 당연히 방광으로도 물이 안 가니까 소변도 안 나온다. 온 몸에 진액이 안 도니 팔다리, 다른 장기 입장에서는 물 달라고 아우성이다. 빨리 물 먹으라고 계속 신호를 보낸다. 그러므로 목이 바싹바싹 탄다. 목 마르니까 물을 먹는데 이미 비위에는 소화 안 된 물이 왕창 있다. 바로 물을 다 토한다.
그러므로 소변불리(소변 안 나옴), 수입즉토(물 먹자마자 토함)의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걸 방광에 물 찬 것이라고 하면 소변불리가 설명도 안 되고 말이 앞뒤가 다 꼬인다. 반드시 기전을 이해해야 약을 정확히 쓸 수 있다.
오령산 |
복령, 택사, 저령, 백출, 계지 |
비위에 물이 꽉 차니까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물을 제거해야 한다. 복령만으로는 부족하니까 복령, 택사, 저령으로 물을 제거하기로 일단 계획을 세운다. 백출로 비장의 양기를 북돋아 진액을 전신으로 돌릴 준비를 한다. 계지는 뭘까? 태양경에 맺혀있는 사기를 제거하기 위함이다. 아마 태양중풍증 종류라고 생각된다. 작약 감초 대추 이런 건 필요없다. 비위 기능이 망가졌는데 작약, 감초, 대추를 왜 넣을까..
만약 태양축수증이 너무 오래되어 비장의 양기 뿐만 아니라 비장의 음기까지 상하면 약을 이렇게 쓰면 안 된다. 약간의 생지황을 더 넣는 등으로 약의 조합을 바꿔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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