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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초(약초) 이야기/백출, 창출, 백복령, 적복령, 저령, 택사

백복령(白茯苓), 효능분석, 본초강목(本草綱目) (1)

백복령.

백복령(白茯苓), 효능분석, 본초강목(本草綱目) (1)

백복령(白茯苓), 효능분석, 본초강목(本草綱目) (2)


 

지난번 공부할 때는 백복령을 탕액본초를 공부하면서 살펴봤다.

 

2020/05/25 - [본초(약초) 이야기/백출, 창출, 백복령, 적복령] - 백복령(白茯苓), 효능 분석, 탕액본초(湯液本草)를 중심으로.

 

백복령(白茯苓), 효능 분석, 탕액본초(湯液本草)를 중심으로.

백복령은 여기저기 많이 쓴다. 보통 오줌이 잘 안 나올 때 쓴다고 많이 얘기를 하곤 한다. 기본적으로 백복령은 오줌을 잘 나가게 하는 약재이긴 하나 어떤 기전을 통해 오줌을 잘 나가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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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짧고 복령과 배합하는 약과 병증에 대해서만 나와 있어서 한의학, 특히 본초학을 잘 아는게 아니면 읽는게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본초강목에서는 정말 자세하게 복령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주석 또한 너무 자세해서 내가 주석을 달면 사족이 되어 말만 길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이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적어봤다.

 


1. 원문.

茯苓, [本草] 又言利小便, 伐腎邪, 至東垣 王海藏乃言小便多者能止, 澁者能通, 同朱砂能秘眞元. 而朱丹溪又言陰虛者不宜用, 義似相反, 何哉? 茯苓氣味淡而滲, 其性上行, 生津液, 開腠理, 滋水源而下降, 利小便, 故張潔古謂其屬陽, 浮而 升, 言其性也. 東垣謂其爲陽中之陰, 降而下, 言其功也. [素問]云, 飮食入胃, 游溢精氣, 上輸於肺, 通調水道, 下輸膀胱. 觀此則知淡滲之藥, 俱皆上行而後下降,非直下行也. 小便多, 其源亦異. [素問]云, 肺氣盛則便數而欠, 虛則欠咳, 小便遺數, 心虛則少氣遺溺, 下焦虛則遺溺, 胞遺熱於膀胱則遺溺, 膀胱不利爲癃, 不約爲遺, 厥陰病則遺溺閉癃. 所謂肺氣盛者, 實熱也, 其人必氣壯脈强, 宜用茯苓甘淡以滲其熱, 故曰, 小便多者能止也. 若夫肺虛, 心虛, 胞熱, 厥陰病者, 皆虛熱也. 其人必上熱下寒, 脈虛而弱, 法當用升陽之藥, 以升水降火. 勝胱不約, 下焦虛者, 乃火投於水, 水泉不藏, 脫陽之證, 其人必肢冷脈遲, 法當用溫熱之藥, 峻補其下, 交濟坎離, 二證皆非茯苓輩淡滲之藥所可治, 故曰陰虛者不宜用也.

 

2. 원문 - 해석 - 해설.

茯苓, [本草] 又言利小便, 伐腎邪, 至東垣 王海藏乃言小便多者能止, 澁者能通, 同朱砂能秘眞元.

복령은 신농본초경에서 말하길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신장에 있는 나쁜 기운을 벌한다고 했다. 이동원과 왕해장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말하길 복령은 소변이 많은 사람은 소변이 능히 그치게 하고 소변이 잘 안 나오고 깔깔한 사람은 능히 동하게 하며 주사와 같이 쓰면 진원을 보존할 수 있다고 했다.

 

-> 신농본초경과 이동원, 왕해장이 복령은 어떤 효능을 가지고 있는지 말하고 있다. 복령과 주사를 같이 쓰면 신장의 원기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은 지난 번 탕액본초 때 열심히 공부했었다. 이 때 복령은 술에 담가서 써야 한다.

 

而朱丹溪又言陰虛者不宜用, 義似相反, 何哉?

 

주단계는 또 말하길 음허한 사람에게는 복령을 쓰지 않는게 마땅하고 했다. 신농본초경, 이동원, 왕해장의 말과 이 뜻이 상반되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 앞에서 복령은 주사와 함께 쓰면 신장의 진원을 보존한다고 했는데 주단계는 도리어 복령이 신장의 음을 빼앗아갈 수 있으니 음허에는 복령을 쓰지 말라고 했다. 누구 말이 맞을까? 더 읽어보자.

 

茯苓氣味淡而滲, 其性上行, 生津液, 開腠理, 滋水源而下降, 利小便, 故張潔古謂其屬陽, 浮而升, 言其性也.

복령의 성질과 맛은 담박하고 물을 스며나간다. 복령의 성질을 위로 올라가 진액을 만들고 피부를 열며 물의 근원을 자양하며 하강시켜 소변을 잘 나가게 한다. 그러므로 장결고는 복령이 양에 속하여 뜨고 올라가는 성질이라고 말했다.

 

-> 복령은 담박한 성질이다. 복령은 그냥 희고 큰 버섯인데 찌개 끓일 때 버섯을 넣으면 어떻게 되나 생각하면 된다. 물이 엄청 많아져서 맛이 밍밍해진다. 복령은 신장을 자양해 소변을 잘 나가도록 돕고 성질이 위로 올라가 진액을 만든다. 위로도 귀경하고 아래로도 귀경한다고 말하는 셈이다. 이게 무슨 말인지 계속 읽어보자.

 

東垣謂其爲陽中之陰, 降而下, 言其功也.

이동원이 말하길 복령은 양 중의 음이 되어 아래로 내려가는 효능이 있다고 말했다.

 

-> 장결고와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복령의 성질은 양에 속하는 성질이 많아 위로 귀경하지만 자세히 관찰해보면 오줌을 잘 나가게 하는 등 무언가 하초 쪽에 귀경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素問]云, 飮食入胃, 游溢精氣, 上輸於肺, 通調水道, 下輸膀胱. 觀此則知淡滲之藥, 俱皆上行而後下降, 非直下行也.

황제내경 [소문]편에서는 음식이 위에 들어 가면 정기가 넘쳐 위로는 폐에 전해져 물길을 통하고 조절하고 아래로는 방광에 전해진다. 이것을 보면 담박하고 물을 스며들게 하는 약은 모두 위로 올라가고 그 후 아래로 내려간다. 바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다.

 

->  장결고와 이동원은 복령의 효능을 설명할 때 막 위로 가고 뭐는 막 밑으로 내려가고 현란하게 설명했는데 한의학 개념서 황제내경으로 이게 뭔 소리인지 방향을 딱 정해준다. 음식 먹는 것을 보고 유추하라고 말한다. 음식을 먹으면 위에 들어가 소화되어 정기가 된다. 그 다음에 정기(진액)가 폐로 올라가 상초를 통해 방광으로 내려가 오줌이 된다고 말한다. 이 기전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다른 책도 이렇게 이해하기 쉽게 매번 적어줬으면 좋겠는데 왜 말을 다 생략하고 '위로 간다, 아래로 간다.' 이러는지 모르겠다. 제발 목적어좀 빠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행 정기(진액)이 폐로 올라감
하행 정기(진액)이 상초를 타고 방광으로 내려감

 

 

小便多, 其源亦異. [素問]云, 肺氣盛則便數而欠, 虛則欠咳, 小便遺數, 心虛則少氣遺溺, 下焦虛則遺溺, 胞遺熱於膀胱則遺溺, 膀胱不利爲癃, 不約爲遺, 厥陰病則遺溺閉癃.

소변이 많은 것도 그 원인은 또한 상이하다. 황제내경 [소문]에서 이르길 폐의 기운이 성하면 소변이 자주 나가고 양이 적어지며 폐의 기운이 허하면 기침을 좀 하고 소변을 더욱 자주 본다. (또는 기침할 때 소변 본다.) 심장이 허하면 기운이 없고 오줌을 찔끔찔끔 지리며 하초가 허하면 오줌을 자꾸 지린다. 포가 열을 방광에 남기면 오줌을 지리고 방광이 잘 통하지 않아 융폐(소변이 안 나감)이 되며 조절되지 않아 유증이 되며 궐음병에 이르면 오줌을 자꾸 지리거나 소변이 안 나온다.

 

->

폐장이 허함. 기침하면서 오줌 찔끔.
심장이 허함. 기운 없고 오줌 찔끔.
하초가 허함. 오줌 찔끔.
포(자궁)이 허함. 방광에 열을 남겨 오줌 찔끔 or 오줌 안 나옴.

자세한 기전은 뒤에 계속 언급된다. 계속 읽어보자.

 

所謂肺氣盛者, 實熱也, 其人必氣壯脈强, 宜用茯苓甘淡以滲其熱, 故曰, 小便多者能止也.

폐장 기운이 튼튼하다는 것은 폐가 튼튼하고 폐가 열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은 반드시 기운이 장성하고 맥이 강하므로 마땅히 복령의 단 맛과 담담한 성질로 그 열을 복령이 빨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말하길 소변이 많은 사람은 복령을 먹으면 소변이 그치게 한다고 말한 것이다.

 

-> 언듯보면 감기 걸린 태양중풍증이나 태양상한증을 말하는 것 같다. 만약 감기 걸려 폐에 실열이 가득찼다면 폐열 때문에 상초와 연결이 끊어져 소변이 안 나온다. 맥문동 편을 공부했다면 알텐데 폐에 열이 있을 때는 상초와 폐의 연결이 끊어져 방광으로 물이 안 가 오줌이 잘 안 나온다. 그런데 이 경우는 또 오줌이 엄청 나온다고 한다. 분명 감기가 아니라 그냥 원체 몸이 튼튼해 폐 - 상초 - 방광 기능이 튼튼하고 잘 작용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리라. 

 

若夫肺虛, 心虛, 胞熱, 厥陰病者, 皆虛熱也. 其人必上熱下寒, 脈虛而弱, 法當用升陽之藥, 以升水降火.

 

만약, 폐가 허하고, 심장이 허하고, 포(자궁)에 열이 있고 궐음병이라면 모두 허열이다. 그 사람은 반드시 머리는 뜨겁고 배는 차가우며 맥은 허약하다. 원칙에 맞게 마땅히 양기를 올리는 약을 써서 물을 올리고 불은 내려야 한다.

 

-> 앞서 언급한 폐허, 심허, 포열, 궐음병 모두 허열이다. 폐허, 심허, 포열은 허열이 나는게 쉽게 이해간다. 궐음병은 뭘까? 족궐음간경, 수궐음심포경을 떠올려야 한다. 여기서는 간을 말하는 것 같다. 간이 허해져 신장까지 같이 허해진 상태다. 즉, 간이 혈을 저장하지 못 해 혈허한 경우여서 신장이 혈을 못 받아 같이 허해진 경우다. 신장은 물을 심장을 올려 심장의 화기를 식혀야 하는데 이 경우 이런 기능을 할 수 없어 심장에서는 열이 나고 그 열이 머리로 올라간다. 신장의 물은 위로 올라가지 못 하고 아래로 자꾸 처지므로 배가 차다. 이 경우 물은 올리고 불을 내려야 한다.

 

勝胱不約, 下焦虛者, 乃火投於水, 水泉不藏, 脫陽之證, 其人必肢冷脈遲, 法當用溫熱之藥, 峻補其下, 交濟坎離, 二證皆非茯苓輩淡滲之藥所可治, 故曰陰虛者不宜用也.

방광이 제대로 조절되지 못 하고 하초가 허한 것은 불이 물을 제압하고 있어 물의 근원이 제대로 조리되지 못 하여 열이 밖으로 다 빠져나가는 증이 나온다. (이 증상은) 그 사람이 반드시 팔다리가 차고 맥이 느리다. 원칙대로 마땅히 따뜻하고 뜨거운 약을 써서 맹렬히 하초를 보하여 심장의 불과 신장의 물이 교제하도록 해야 한다.

두 증상은 모두 복령 같은 약의 담담하고 물을 빨아들이는 약으로 치료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음허에는 마땅히 사용할 수 없다.

 

-> 방광이 제대로 조절되지 못 하고 하초가 허한 증상은 불(심장)이 물(신장)을 제대로 조절할 수 없어서 생긴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심장의 수, 화(물, 불) 조절이 정말 중요하다. 이게 안 되면 여기서 설명된 증상도 나오고 분돈증이라고 아랫배부터 명치까지 두근두근거리는 증상도 나오고 정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신장에서 물이 심장으로 다 못 올라가면 신장 근처에 물이 남아돌아서 그나마 남아있는 신장의 불(신양)도 꺼버린다. 당연히 신음허+신양허가 되어 비위도 못 덥히게 된다. 그러면 비장에서 진액을 만들어 전신으로 보내지 못 하고 소화도 잘 못 시키니까 맥은 느리고 팔다리가 차게 된다. 신양, 신음을 동시에 보해야 한다. 숙지황, 당귀, 토사자, 부자 등을 써야 하는게 마땅하다.

이런 증상에 복령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겠는가? 안 된다. 써도 다른 약이랑 같이 써야 한다.

계속해서 얘기하지만 약을 쓸 때는 다음과 같아야 한다.

 

증상 -> 변증, 진단 -> 처방 O
증상-> 처방 X

오줌 안 나오네 - > 오줌 나오게 하는 복령 쓰자 이런 식으로 약 쓰면 절대 안 된다. 오줌이 안 나오면 왜 안 나오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그냥 먹은게 없어서 안 나오면 정기(수분, 영양분)을 넣어줘야 하므로 보약, 밥을 먹어야 할 것이고 폐열이 있어서 그런 것이며 폐열을 살짝 식혀주는 복령을 쓰면 오줌이 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