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생강의 효능, 주의점, 사용례 등을 의학입문, 본초신편에 언급된 부분을 위주로 자세히 살펴봤다. 생강의 껍질을 까면 어떻게 효능이 변하는지, 생강을 쓴다면 얼마나 써야 할지, 생강을 계지 대신 어떻게 써야 하는지, 생강을 많이 써서 몸의 정기를 해치면 어떻게 되는지 등을 자세히 공부했다.
이번에는 본초경독이라는 책에 생강에 대해 자세히 언급되어 있는 부분을 한 구문씩 살펴본다. 의학입문, 본초신편이랑 다르게 처방도 많이 나오므로 한의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는 상태라면 더욱 이해하기 좋다. 한의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좀 부족하다면 이번 기회에 공부하는 셈 치고 보면 된다.
사진에 있는 생강은 사실 반은 생강이고 반은 건강이다. 보관하기 편하려고 반건조한 상태에서 냉동시킨 것인데 생강과 효능이 조금 다르다. 근데 먹어보면 또 그냥 생강 썼을 때랑 비슷하다. 워낙 소량을 쓰기에 효능에 큰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다.
本草經讀
仲景桂枝湯等, 生薑與大棗同用者, 取其辛以和肺衛, 得棗之甘以養心營, 合之能兼調營衛也. 眞武湯 茯苓桂枝湯用之者, 以辛能利肺氣, 氣行則水利汗止, 肺爲水之上源也. 大小柴胡湯用之者, 以其爲少陽本經之藥也. 吳茱萸湯用之者, 以其安陽明之氣, 陽明之氣以下行爲順, 而嘔自止矣. 少陰之氣上交陽明中土, 而痢亦止矣. 若人只知其散邪發汗, 而不知其有匡正止汗之功, 每於眞武湯, 近效白朮湯, 輒疑生薑而妄去之, 皆讀書死於句下之過也.
仲景桂枝湯等, 生薑與大棗同用者, 取其辛以和肺衛, 得棗之甘以養心營, 合之能兼調營衛也.
중경이 계지탕 등에서 생강과 대추를 함께 쓴 것은 그 매운 맛으로써 폐의 위기를 취하고 대추의 단 맛으로써 심장의 영기를 취하여 합해 능히 영기와 위기를 같이 조화하려는 것이다.
->장중경의 계지탕이 등장한다. 계지탕은 계지 작약 생강 대추 감초로 이뤄져 있다. 계지탕은 태양중풍증에 쓴다. 태양중풍증은 풍한사가 몸에 들어오려고 할 때 몸 바깥의 위기와 영기의 조화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위기衛氣는 영기營氣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붙잡고 있다. 즉, 위기는 양기이고 영기는 음기다. 이때 풍한사가 들어오려고 하면 위기가 먼저 대응해 순간적으로 피부 겉을 감싸는 위기가 촘촘하지 못하고 성글어진다. 그러면 오한이 일어나고 위기가 성글어진 틈으로 영기가 빠져나오는데 이것이 땀이다. 그리고 위기가 원래 위치에 벗어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풍한사를 막으려 하다 보니 발열이 일어난다.
그래서 태양중풍증은 발열, 오한, 땀이 나는 증상이 반드시 동반되며 몸이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 감기 걸려보면 이게 무슨 소리인지 금방 안다. 여기에 계지탕을 쓴다. 계지와 생강은 서로 비슷하게 작용한다. 이때 생강은 비위가 아니라 심폐가 주 귀경으로 폐로 들어가 위기가 더욱 빨리 생겨 풍한사에 대응하는데 위기가 부족함이 없도록 한다. 대추는 비위로 들어가 비위를 보함으로써 진액을 잘 만들어 폐로 올려보내 위기가 잘 만들어지게 함과 동시에 비위에서 영기가 잘 만들어져 땀으로 빠져나가는 영기를 보충한다.
즉, 계지-생강, 대추-작약-감초 이렇게 2가지로 나눠져 이뤄져 있는게 계지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황탕은 마황 계지 감초 행인으로 이뤄져 있다. 생강과 대추가 빠진 걸 금방 알 수 있다. 마황탕은 영위의 조화보다는 마황과 계지의 뜨뜻하게 덥히면서 발산하는 기능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계지탕보다 마황탕이 훨씬 날카롭다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眞武湯 茯苓桂枝湯用之者, 以辛能利肺氣, 氣行則水利汗止, 肺爲水之上源也.
진무탕, 복령계지탕이 생강을 쓰는 것은 매운 맛으로써 폐기를 능히 통하게 하고 폐기가 잘 흐르면 물이 흘러 땀이 그치는데 이것은 폐가 물의 상원이 되기 때문이다.
->진무탕은 복령 백출 작약 부자 생강으로 이뤄져 있다. 비신양허로 인한 설사에 많이 쓰는 처방이다. 이때 왜 생강이 들어갔는지 의문이 평소에 많이 들었는데 이 조문으로 바로 이해할 수 있다. 생강의 매운 맛辛으로 폐의 기운이 통하게 만들어 폐의 기능인 물길 조절을 더욱 잘 조절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백출과 부자로 비, 신을 보하는 동시에 복령 생강으로 습을 제거한다. 생강의 새로운 면모다.
大小柴胡湯用之者, 以其爲少陽本經之藥也. 吳茱萸湯用之者, 以其安陽明之氣, 陽明之氣以下行爲順, 而嘔自止矣.
대시호탕, 소시호탕이 생강을 쓰는 것은 그것이 소양경의 약이 되기 때문이다. 오수유탕이 생강을 쓰는 것은 그것은 양명의 기운을 안정시키기 때문이다. 양명의 기운은 아래로 내려감으로써 순해지고 구토가 저절로 멎는다.
-> 소시호탕, 대시호탕이 언급됐다. 소시호탕은 시호, 황금, 인삼, 반하, 생강, 대추, 감초로 이뤄진다. 대시호탕은 소시호탕에서 인삼을 작약으로 바꾸고 지실과 대황이 추가된다. 소시호탕은 소양경에 작용하는 약이다. 주로 옆구리가 결리거나 아프고 입이 마르며 목구멍이 건조하는 등 소양경 증상이 나타날 때 쓴다. 생강이 소양경 약이기에 당연히 소시호탕, 대시호탕에 쓰인다고 말한다.
양명은 비위를 말한다. (정확히 말하면 족양명위경) 생강이 비위에 작용하여 비위를 따뜻하게 만든다. 일례로 비위가 차가워져 운화기능을 잃어 자꾸 설사하고 구토하는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 때는 반드시 비위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 이 때 오수유, 생강 등을 써서 비위를 따뜻하게 만든다.
참고로 오수유 쓸 때는 고민을 좀 해봐야 한다. 오수유가 정말 말이 안 될 정도로 쓰고 떫다. 충분한 설명 없이 처방한다면 분명 한소리를 들을 것이다...
少陰之氣上交陽明中土, 而痢亦止矣. 若人只知其散邪發汗, 而不知其有匡正止汗之功, 每於眞武湯, 近效白朮湯, 輒疑生薑而妄去之, 皆讀書死於句下之過也.
소음의 기는 위로 올라가 양명의 기와 만난 이질을 또한 그치게 한다. 만약 사람들이 다만 생강이 발산 작용을 하여 땀을 내어 풍한사를 내쫓고 생강이 도와 바르게 땀을 그치게 하는 공을 모른다면 매번 진무탕에서나 비슷한 백출탕에서 늘 생강을 의심하여 망령되이 생강을 제거할 것이다. 모두 죽어있는 구절이 나와있는 책만 읽는 과오 탓이다.
->소음의 기란 신장의 기운을 말한다. 신장이 기운이 올라가 양명의 기운(비위의 양기)를 덥히면 진액을 잘 운화하여 이질을 그치게 한다. 이질을 비위의 운화 작용이 잘 되지 않아 습이 대장으로 흘러가 설사를 하는 것이다.
생강은 발산 작용, 비위를 보하는 작용, 심폐를 보하는 작용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이 중 발산 작용만 외웠다면 비위를 보해 비양허로 인한 설사를 치료하는데 생강을 쓸 수가 없다. 그러면 진무탕을 볼 때 복령 백출 작약 부자 생강이 있다면 어? 복령 백출 작약 부자는 알겠는데 생강은 왜 들어갔지? 생강 대추 써야하는데 잘 못 쓴 거 아니냐? 강삼조이 오타네.. 쯧쯧 하면서 생강을 그냥 빼버릴 수도 있다. 생강은 진무탕에서 백출과 함께 비위를 따뜻하게 덥혀주는 역할을 한다.
생강의 발산만 기억하지 말고 여러 문헌을 보면서 두루두루 공부하라는 뜻이다. 생강=감기약이 아니다.
의학입문, 본초신편, 본초경독 3가지 책만 읽으며 생강에 대해 3~4일 정도 공부했는데도 몰랐던 생강의 효능과 주의점, 처방례, 치험례 등 굉장히 많은 부분을 공부할 수 있었다. 이렇게 5년 정도만 더 공부하면 분명 본초를 구성해 처방할 때 굉장히 큰 이해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환자가 치료되는데 도움되는건 당연하고 처방하고 진단할 때 어렴풋하게 처방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유자재로 자신감을 갖고 정확하게 약을 투여할 수 있다.
그냥 강삼조이~ 이렇게 생강을 이해하고 대충 넘어가지 말고 자세히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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