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은 내경편, 외경편, 잡병편, 탕액편, 침구편 총 5가지 편으로 나뉜다. 이 중 잡병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읽어보려고 한다. 나름 읽다보면 이론 정리도 되고 여러 처방도 알게 되고 재밌다(?)
원문 - 해석 - 해설의 순서로 되어 있다.
해석과 이에 대한 해설은 내가 공부하면서 직접 작정했다. 보통 의서를 읽을 때는 한자 부분은 잘 안 읽고 해석 부분만 읽는게 보통이다. 왜냐면 한자 부분을 읽기가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드니까 당연하다. 그래도 처음 공부할 때는 한자는 한 번 봐주고 다음부터는 해석을 읽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의외로 해석이 앞뒤가 잘 안 맞는 부분이 좀 있어서 그 때는 원문을 보면 이해하기 쉬울 때가 자주 있다.
원문 - 해석 - 해설
靈樞曰, 望而知之謂之神, 聞而知之謂之聖, 問而知之謂之工, 切脉而知之謂之巧. 以內知之曰神, 以外知之曰聖. 神聖工巧謂之四象
영추에서 말하길 환자를 잘 관찰하고나서 알게 되는 것을 신(神)이라고 한다. 환자의 말소리나 숨소리, 냄새를 듣고나서 알게되는 것을 성(聖)이라고 한다. 환자에게 묻고 나서 알게되는 것을 공(工)이라고 한다. 맥을 잡고나서 알게 되는 것을 교(巧)라고 한다. 안으로써 알게되는 것을 일러 신(神)이라고 하고 밖으로써 알게되는 것을 일러 성(聖)이라고 한다. 신(神)과 성(聖), 공(工)과 교(巧)를 일러 사상이라고 말한다.
-> 한의학 진단의 기본을 말하고 있다. 보통 망문문절(望聞問切)이라고 해서 관찰하고, 냄새 맡고 소리 듣고, 물어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4가지가 진단의 기본이라고 한다. 이것이 황제내경 영추라는 책에서 시작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망문문절 4가지를 신, 성, 공, 교로 다르게 바꿔 말할 뿐이지 사실 망문문절=신성공교는 같은 말이다.
神聖工巧何謂也. 曰望而知之者, 望見其五色, 以知其病也. 聞而知之者, 聞其五音, 以別其病也. 問而知之者, 問其所欲五味, 以知其病所起所在也. 切脉而知之者, 診其寸口, 視其虛實, 以知其病在何藏府也. 經曰, 以內知之曰神, 以外知之曰聖. 《難經》
신성공교(神聖工巧) 4가지는 무엇을 이르는 것인가.
답하여 말하길 관찰하여 안다는 것은 5가지 색을 관찰하여 보는 것으로써 그 병을 아는 것이다.
듣고나서 안다는 것은 5가지 소리를 들음으로써 그 병을 구별하는 것이다.
물어서 안다는 것은 먹고 싶은 5가지 맛을 물어봄으로써 그 병이 시작한 바와 존재하는 바를 아는 것이다.
맥을 짚어서 안다는 것은 촌구맥을 진찰하여 그 허실을 관찰함으로써 그 병이 어떤 장부에 있는지 아는 것이다.
내경에 말하길 신(神)이라고 하고 밖으로써 알게되는 것을 일러 성(聖)이라고 한다.
-> 위에서 언급된 망문문절(望聞問切)의 자세한 해설을 허준이 난경에서 찾아서 아래에 해설을 덧붙인 것이다. 나머지는 읽으면 다 아는 얘기라 더 자세히 쓰지 않겠지만 '먹고 싶은 5가지 맛을 물어봄으로써 그 병이 시작한 바와 존재하는 바를 아는 것이다.' 이 부분은 좀 더 얘기를 해봐야 한다.
먹고 싶은 5가지 맛이란 산고감신함(酸苦甘辛鹹) 5가지 맛이다. 즉, 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짠 맛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혀에서 느껴지는 맛이 아니라 각 맛은 특정한 기전에 배속되어 있다. 예를 들어 단 맛은 비위를 보하며 기름기가 좀 있어서 많이 먹으면 비위의 기능이 손상받아 거꾸로 진액을 비위가 운화하지 못 해 진액이 비위 근처에 쌓여 배가 빵빵해지는 경우 같은 것이다. 즉, 먹고 싶은 맛 5가지는 어떤 맛에 속하는 음식을 먹었는지, 어떤 맛에 속하는 약을 먹었는지를 면밀히 관찰하면 어느 장부가 손상받고 어떻게 병이 진행되어 가는지 알 수 있다. 난경은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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