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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서(醫書) 읽기/동의보감 잡병편 1권

동의보감 잡병편 - 심병(審病), 병을 관찰하는 오묘한 기틀(察病玄機) (1)

靈樞曰, 五藏爲紀, 陰陽定矣. 陰者主藏, 陽者主府, 陽受氣于四末, 陰受氣于五藏.

영추에서 말하길 오장은 기틀이 되어 음양을 정한다. 음이라는 것은 장을 주관하고 양이라는 것은 부를 주관한다. 양은 사지에서 기를 받고 음은 오장으로부터 기를 받는다.

 

-> 오장육부라는 말은 한의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오장, 육부는 다시 장(藏)과 부(府)로 구분할 수 있다. 장(藏)은 음으로 구분하고 부(府)는 양으로 구분한다. 장(藏)은 간, 심, 비, 폐, 신 같은 장기이다. 이러한 장기에는 영양분이 흡수되어 있는 곳이므로 상대적인 음으로 구분한다. 부(府)는 담, 심포, 위, 삼초, 방광 같은 어떤 음식물이나 노폐물이 지나다니는 통로다. 그래서 상대적인 양으로 구분한다. 단순히 장과 부를 음양으로 나눠 구분한 것이지 거기에 무슨 큰 동양철학적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철학적 사고는 할 필요가 없다.

 

장(藏)
부(府)

 

帝曰, 何以知皮肉氣血筋骨之病也. 岐伯曰, 色起兩眉薄澤者, 病在皮. 脣靑黃赤白黑者, 病在肌肉. 榮衛濡然者, 病在血氣. 目色靑黃赤白黑者, 病在筋. 耳焦枯受塵垢者, 病在骨. <靈樞>

황제가 말하길 어떻게 피부, 기육, 기혈, 근육, 뼈에 병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까? 기백이 답하여 말하길 5색이 양 눈썹사이에서 엷고 은은하게 나타나는 것은 병이 피부에 있는 것이다. 입술이 푸르고 노랗고 붉고 희고 검은 것은 병이 기육에 있는 것이다. 영기와 위기에 일이 생긴 것은 병이 기혈에 있는 것이다. 눈색이 푸르고 노랗고 붉고 희고 검은 것은 병이 근육에 있는 것이다. 귀가 바싹 마르고 때가 더럽게 낀 것은 병이 뼈에 있는 것이다.

 

-> 피부, 기육, 기혈, 근육, 뼈에 병이 있다면 외부에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에 관한 기록이다. 참고만 하자..

증상 병의 위치
양 눈썹 사이에서 5색이 나타남 피부
입술에서 5색이 나타남 기육
영기와 위기의 문제 기혈
눈에서 5색이 나타남 근육
귀에 때가 끼고 바짝 마름

 

帝曰, 獨調其尺, 以言其病, 奈何. 岐伯曰, 尺膚滑而澤脂者, 風也. 尺膚濇者, 風痺也. 尺膚麄如枯魚之鱗者, 水溢飮也. 尺膚熱甚脉盛躁者, 病溫也. 尺膚寒其脉小者泄少氣也. 肘後麄以下三四寸熱者, 腸中有蟲也. 掌中熱者, 腹中熱, 掌中寒者, 腹中寒. 魚上白肉有靑血脉者, 胃中有寒. <靈樞>

황제가 말하길 척부만 단독으로 헤아림으로써 그 병을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백이 답하여 말하길 척부가 매끄럽고 기름기가 넘치는 자는 풍이다. 척부가 깔깔한 자는 풍비다. 척부가 거친 것이 물고기 비늘같은 자는 수일음(담음의 종류)이다. 척부가 열이 심해 그 맥이 조동한 자는 온병이다. 척부가 차가워서 맥이 작은 자는 설사나 기가 없다. 팔꿈치 뒤 거칠거칠한 곳의 아래 3~4촌에서 열이 있는 자는 장에 벌레(기생충)이 있는 것이다. 손바닥에서 열이 나는 사람은 배에 열이 있는 것이고 손바닥이 차가운 사람은 배에 한기가 있는 것이다. 어제혈 위 적백육제가 푸른 혈맥을 띠는 자는 위중에 한기가 있는 것이다.

 

-> 척부라는 것은 팔꿈치 속살을 말한다. (팔꿈치~손목 사이의 살로써 안쪽)

척부 상태 병명
매끄럽고 기름기 넘침尺膚滑而澤脂 풍風
깔깔함尺膚濇 풍비風痺
물고기 비늘처럼 기침尺膚麄如枯魚之鱗 수일음水溢飮
열이 심하고 맥이 조동尺膚熱甚脉盛躁 온병病溫
차갑고 맥이 작음尺膚寒其脉小 설사, 소기泄少氣

 

形盛脉細, 少氣不足以息者, 危. 形瘦脉大, 胸中多氣者, 死. 形氣相得者生, 參伍不調者病. 目內陷者死. 形肉已脫, 九候雖調猶死. 七診雖見, 九候皆從者, 不死. <內經>

형체가 왕성해보이지만 맥이 세한 자는 숨 쉬는 깊이가 적고 부족하게 숨 쉬는 것으로 위험한 증세다. 형체가 쇠약해보이지만 맥이 크게 뛰는 자는 가슴에 기가 많은 것으로 죽는다. 형체와 기가 서로 일치되는 사람은 산다. 형체와 기를 서로 참고하고 비교해서 조화롭지 않으면 병이다. 눈이 속으로 움푹 파여있으면 죽는다. 형체와 기육이 이미 다 빠져 버리면 구후맥이 비록 조화되어도 오히려 죽는다. 비록 7개의 진찰된 결과가 보여도 구후맥이 모두 따라오면 죽지는 않는다.

 

-> 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경에 언급된 글을 자세히 읽어보면 형체보다는 맥을 우선시해서 그 사람의 생사를 결정하고 있다. 맥이 세(細)한 것은 맥을 잡았을 때 맥의 깊이가 아니라 맥의 폭이 좁은 것을 말한다. 대부분 기혈의 부족을 예상할 수 있다. 뒤에 연이어 나온 증상을 보았을 때 숨이 잘 안 쉬어진다고 했으므로 폐음허, 신음허를 맥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맥이 크게(大) 뛰는 자는 맥의 깊이보다는 맥의 폭이 큰 것을 말한다. 홍대(洪大)맥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열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허열일 수도 있고 실열일 수도 있다. 가슴에 기가 많다고 진단한 것으로만 가지고 허열, 실열 중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감기에 걸린 후라면 실열일테고 아니라면 허열일테다. 더 많은 진단 결과가 필요하다.

형체와 맥이 같다는 이야기는 진단한 결과와 맥의 결과가 일치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 이것에 해당하는데 이 경우 약이나 침, 다른 치료를 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가 쉽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허열, 허한인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맥을 우선시해서 치료해야 한다.

눈이 움푹 파인 경우는 비위, 간, 신의 극심한 허쇠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급히 치료하는게 좋다.

구후맥은 삼부구후맥을 말하는 것 같다. 요새는 손목만 짚어서 맥을 잡지만 옛날에는 경동맥과 지금의 충양혈(발등동맥, dorsalis pedis a.) 부분과 요새 짚는 촌관척맥을 모두 짚었다. '유경'이라는 책에 보면 삼부구후맥을 어떻게 짚어서 잘 짚는지 나와 있다. 1성, 2성, 3성... 식으로 나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 방법이다.

 

頸脉動, 喘疾咳曰水, 目裹微腫如臥蚕之狀曰水. 尿黃赤安臥者黃疸, 已食如飢者胃疸. 面腫曰風, 足脛腫曰水. 目黃者曰黃疸. <內經>

경동맥을 짚었을 때 맥이 심하게 뛰고 기침하고 숨을 헐떡헐떡 쉬는 것은 수(水)에 속하는 병이라고 말한다. 눈꺼풀이 누워있는 지렁이처럼 미약하게 붓는 것은 수(水)에 속하는 병이다. 오줌을 쌀 때 누렇고 붉고 누워 있기를 좋아하는 자는 황달이다. 식사를 그치자마자 배고픈 것은 위달이다. 얼굴이 붓는 것은 풍이라고 말한다. 다리와 종아리가 붓는 것은 수(水)에 속하는 병이다. 눈이 노랗게 되는 것은 황달이다.

 

-> 수(水)에 속하는 병이란 담음으로 인한 병을 말하는 것 같다. 맥이 심하게 뛰는 것은 허열을 말하는 것 같다. 아마 비위에 담음이 생겨 폐와 신장 사이의 기의 납곡을 이어줄 수 없어 폐에는 진액이 쌓여 수포할 수 없게 되고 신장은 폐로부터 진액과 기를 받아들일 수 없어 점점 허해지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이 경우 계속 진행되면 음허가 되고 이로 인한 허열이 발생되어 맥이 빠르고(數) 뜨게 된다(浮). 당연히 납기가 안 되므로 숨도 헐떡거린다.

눈꺼풀이 붓는 것 또한 담음으로 인해 비장 기능에 문제가 생겨 전신의 진액 운화 장애가 생겨 몸에서 가장 약한 부분부터 붓기 시작한다. 눈꺼풀이 약간 부분이므로 이곳이 붓는다.

오줌 쌀 때 색깔을 많이 진료에 참고한다. 오줌색이 누렇고 붉으면 열증, 오줌색이 흰 색이면 한증으로 분류한다. 이것이 다시 허증인지 실증인지는 다른 증상을 참고하여 결정한다. 오줌색만 가지고 황달이라기에는 부족한 면이 좀 있다고 생각한다.

음식을 먹자마자 배고픈 것은 위달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비장 기능의 장애 때문에 생겼을 확률이 아주 높다. 소갈병의 기전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얼굴이 붓는 것, 종아리, 발이 붓는 것은 풍, 수로 무작정 분류할 수는 없다. 다른 증상도 살펴봐야 한다.

눈이 노랗게 되는 건 황달로 분류한다. 습열황달이냐 한습황달이냐로 나눠야 치료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