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령을 논의할 때는 저령 자체의 성질도 중요하지만 복령, 저령, 택사와의 관계에서 저령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저령을 쓴다는 것은 오령산 계열을 쓴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복령, 택사와의 관계를 말하지 않고서는 깊이있는 논의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 원문.
方書有云, 濕在脾胃者, 必用豬苓, 澤瀉以分也. 按豬苓從陽暢陰, 潔古所謂升而微降者是, 陽也. 澤瀉從陰達陽, 潔古所謂沈而降者是, 陰也. 二味乃合爲分理陰陽.
2. 원문 - 해석 - 해설.
方書有云, 濕在脾胃者, 必用猪苓, 澤瀉以分也. 按猪苓從陽暢陰, 潔古所謂升而微降者是, 陽也. 澤瀉從陰達陽, 潔古所謂沈而降者是, 陰也.
방서(처방을 모아놓은 책들. 일반적으로 의학책을 말함)에는 습이 비위에 있다면 반드시 저령, 택사를 써서 습을 분리해야 한다고 이른 것이 있다. 내(본초술 저자)가 살펴보기에 저령은 양을 따라 음에 통한다. 이것은 장원소가 저령은 올라가고 살짝 내려가는 것이 있다고 이른 바가 이것이다. 저령은 양이다.
택사는 음을 따라 양에 통한다. 이것은 장원소가 택사는 가라앉고 내려간다고 이른 바가 이것이다. 택사는 음이다.
-> 이 부분은 좀 논란이 있다. 왜냐면 본초휘언에서는 전혀 다르게 말했기 때문이다. 본초휘언에서는 저령 자체가 음양을 분리하여 표양과 리음에 모두 작용한다고 했다.
2020/06/28 - [본초(약초) 이야기/백출, 창출, 백복령, 적복령, 저령] - 저령(猪苓), 효능, 성미, 귀경, 본초휘언(本草彙言)을 중심으로.
저령(猪苓), 효능, 성미, 귀경, 본초휘언(本草彙言)을 중심으로.
저령이라는 약이 그 유래가 참 오래되었다. 저번에는 본초구진에서 저령이 어떻게 서술되어 있었는지 공부했다. 이번에는 본초휘언을 중심으로 공부하겠다. 저령이 의외로 감기 증상에도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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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의 습을 제거하여 비위 기능이 원활해지도록 만들어 진액이 전신에 수포되도록 만들어 리음을 보충했다. 또한 비장 기능 중 비장의 양기가 다시 돌아오도록 하여 (백출처럼 비양을 보충하는게 아님!) 표양이 잘 작동하도록 했다. 이런 식으로 저령은 음양을 분리한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그냥 기전을 쭉 쓰면 되지 왜 음양의 개념을 끌고 와서 꼬아서 생각하게 만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본초술에서는 저령은 양을 따라 음에 통한다고 했다. 이 말은 비위 주변에 저체된 습을 제거하여 비양을 돌아오게 만들고 그에 따라 진액(음)이 전신으로 퍼져나가 음에 통한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또는 단순히 저령이 택사보다 약효가 쎄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을 수도 있다. 택사는 저령보다 약효가 상대적으로 약해서 몸의 진액, 원기(음)을 보존하기에 저령은 양이라고 한 것이고 택사는 음이라고 한 것일 수도 있다.
사실 본초술의 저자가 자세한 설명 없이 음양의 개념을 통해 본인이 알고 있는 기전을 함축적으로 기술했기에 본초술의 저자가 저령에 대해 정확히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여러가지로 추측하는 방법밖에 없다. 추측의 정도가 연구자마다 다 달라서 저령의 기본 기전을 벗어나지 않으면 연구자마다 말하는게 다 맞다. 이걸 가지고 한의학은 이어령비어령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왜냐면 본초술 저자가 은유적으로 써놨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경계할 것은 음양으로 써놨다고 해서 갑자기 주역이나 동양철학, 도가의 개념을 끌고와 사변적이고 철학적으로 이런 구절을 논의해 나름의 결론을 내는 것이 있는데 이런 방향은 틀린 것이다. 본초술의 저자가 음양의 개념을 끌고와 저렇게 적어놓은 것은 기전을 자세히 적기 귀찮아서 함축적으로 표현했던 것일 뿐이지 철학적으로 심오한 의미가 있어서 그렇게 적은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二味乃合爲分理陰陽.
택사, 저령 두 가지 약을 합치면 음양을 분리할 수 있게 된다.
-> 택사와 저령을 같이 쓰면 효과가 더 좋다는 말이다. 택사와 저령을 써야할 증에는 저령 하나보다는 저령, 택사 2가지를 같이 쓰는게 임상적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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