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출(白朮) 효능 '신농본초경소(神農本草經疏)'를 중심으로 (1)
백출(白朮) 효능 '신농본초경소(神農本草經疏)'를 중심으로 (2)
보통 백출이라고 하면 비위를 튼튼하게 해주는 약이라고 많이 알고 있다. 비위가 약해서 복통이 생기고 구역질이 나며 설사를 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백출이 들어가는 처방을 많이 고려한다. 그래서 소화제에 많이 들어간다. 조금 더 응용하면 스트레스성 위염 등에 백출을 사용하는 걸 생각해볼 수 있다. 한의학적 이론에 따라 스트레스에 의해 간이 손상받으면 그다음은 비위가 손상받는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간 다음에 비위가 손상받는 차례이므로 미리 백출을 쓰는 것이다.
또한 복령이라는 약재랑 많이 배합한다. 복령과 백출은 거의 같이 따라다닌다고 봐도 무방하다. 복령으로 습을 배출하고 백출로 비위를 보하는 방법도 여러 처방에서 볼 수 있다. 유명한 사군자탕도 인삼 - (복령, 백출) - 감초 로 이뤄져 있는데 이 때도 복령과 백출은 함께 따라다닌다. 사실 사군자탕은 백출과 인삼으로 비위를 보하면서 복령으로 습을 제거하는 원리라서 복령+백출의 처방 원리에 인삼 하나를 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명방名方으로 칭송받는다!(그만큼 좋다는 얘기다.)
그럼 우리가 흔히 아는 이런 지식이 백출의 모든 효능일까? 그렇지는 않다. 역대 의가醫家들이 수천년동안 백출을 쓰며 그 효능을 면밀히 관찰했고 기록으로 남겼다. 그중 일부를 살펴보며 백출의 효능이 어디까지이고 한계점과 주의점을 알아봐야 한다.
신농본초경소神農本草經疏라는 책으로 백출에 대해 깊게 탐구해보겠다.
한 조문씩 해석하고 해설하며 읽어나가겠다.
神農本草經疏
朮,其氣勞烈,其味甘濃,其性純陽,爲除風痹之上藥, 安脾胃之神品. 《本經》主風寒濕痹,死肌, 痙, 疸者,正以風寒濕三者合而成痹,痹者,拘攣而痛者是也. 《經》曰, 地之濕氣, 感則害人皮肉筋骨. 死肌者, 濕毒侵肌肉也. 痙者, 風寒乘虛客於 肝, 脾, 腎所致也. 疸者, 脾胃虛而濕熱瘀滞也. 如上諸病, 莫不由風寒濕而成, 朮有除此三邪之功, 故能怯其所致之疾也. 止汗,除熱, 消食者, 濕熱盛則自汗, 濕邪客則發熱, 濕去而脾胃燥, 燥則食自消, 汗自止, 熱自除也. 又主大風在身面者, 朮氣芳烈而悍, 純陽之物也, 風爲陽邪, 發於陽部, 故主之也. 風眩頭痛目淚出者, 陽虛則風客之而眩, 痰厥則頭痛, 風熱壅則目淚出也. 消痰水, 逐皮間風水, 結腫, 除心下急痛, 及霍亂吐下不止者, 濕客於胃則滯而生痰, 客於脾則生水, 脾虛濕勝, 則爲水腫, 濕客中焦則心下急滿, 脾胃俱虛, 則中焦不治, 而濕邪客之, 則爲霍亂吐下不止也. 利腰臍間血者, 血屬陰, 濕爲陰邪, 下流客之, 使腰臍血滯而不得通利, 濕去則諸證無不癒矣. 益津液, 暖胃消榖嗜食者, 濕去則胃强, 而津液自生, 寒濕散則胃自暖, 邪去而脾胃健, 則消穀而嗜食矣.
朮, 《本經》無分別, 陶弘景有赤, 白二種, 近世乃有蒼, 白之分, 其用較殊, 要之俱爲陽草, 故祛邪之功勝, 而益陰之效虧, 藥性偏長, 物無兼力, 此天地生物自然之道也. 凡病屬陰虛, 血少, 精不足, 內熱骨蒸, 口乾脣燥, 咳嗽吐痰, 吐血, 鼻衄, 齒紐, 咽塞便秘滯下者, 法咸忌之. 朮燥腎而閉氣, 肝腎有動氣者勿服. 《劉涓子癰疽論》云, 潰瘍忌白朮, 以其燥腎而閉氣, 故反生膿作痛也. 屬陰, 世人但知朮能健脾, 此蓋指脾爲正邪所乾, 朮能燥濕, 濕去則脾健, 故曰補也. 寧知脾虛而無濕邪者, 用之反致燥竭脾家津液, 是損脾陰也. 何補之足云? 此最易誤, 故特表而出之.
朮,其氣勞烈,其味甘濃,其性純陽,爲除風痹之上藥, 安脾胃之神品.
백출은 그 향기가 매우 강렬하며, 그 맛味은 달며甘 짙고, 그 성질은性 순수한 양陽으로 풍과 비증을 제거하는 上藥이다. 비위를 안정시키는 신험한 약품이다.
-> 백출은 향기가 있다. 보통 한약에서 향기가 있다고 하면 방향화습이라고 해서 향기로써 습을 제거한다고 말한다. 맛이 달고 짙다는 얘기는 매우 달다는 얘기다. 즉, 무언가를 강력하게 보해준다. 성질이 양이라는 것은 따뜻한 것溫을 말한다. 풍증을 제거한다는 것은 바람 맞아서 생긴 병 또는 병세가 바람과 같이 빠르게 변하는 병을 제거한다는 뜻이고 비증은 몸이 저린 것을 말한다. 上藥은 신농본초경에서 상, 중, 하품으로 약을 구분했는데 그 중 상품에 백출이 해당한다는 말이다.
《本經》主風寒濕痹, 死肌, 痙, 疸者 正以風寒濕三者合而成痹,痹者,拘攣而痛者是也.
신농본초경에서 백출은 풍한습비를 주관하고 괴사된 살, 치병, 황달병을 주관한다. 풍한습 3개가 바로 합하여 만들어진 것이 비痺이다. 비痺라는 것은 덜덜 떨리면서 아픈 것이다.
->신농본초경에 나온 말을 인용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육음이라는 개념으로 병이 어떻게 걸리는지 설명한다. 풍, 한, 서, 습, 조, 화 6가지가 몸에 들어와 여러 병리적 현상을 일으켜 병을 일으킨다. 이때 풍, 한, 습이 저린 증상을 일으킨다. 금궤요략에서도 이 부분을 설명한다. 내용은 똑같다. 다만 풍한습으로 치痙가 생긴다고 말한다.
《經》曰, 地之濕氣, 感則害人皮肉筋骨. 死肌者, 濕毒侵肌肉也. 痙者, 風寒乘虛客於肝, 脾, 腎所致也.
땅에서 올라온 습기에 의해 감촉되면 사람의 피부, 근육, 뼈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괴사된 살이라는 것은 습독이 기육에 침범하는 것이다. 치痙라는 것은 풍한이 몸이 허한 틈을 타 간, 비, 신으로 쑥 들어가는 것이다.
-> 비가 오기 전 날이 되면 무릎 여기저기가 쑤신 분들이 있다. 습기가 몸에 들어오면 보통 관절이 아프다.
疸者, 脾胃虛而濕熱瘀滞也. 如上諸病, 莫不由風寒濕而成, 朮有除此三邪之功, 故能怯其所致之疾也.
황달이라는 것은 비위가 허한데 습열이 비위에 머물러 있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설명한 비증, 괴사된 살, 치병, 황달병 모두는 풍한습으로 인해 생긴다. 백출은 풍한습을 모두 없애는 효능이 있다. 그러므로 백출은 능히 백출이 가는 곳의 질병을 없애버린다.
->황달의 자세한 기전은 상한론에서 등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습열로 인한 황달을 말하는 것 같다. 비위가 허해져 진액을 전신으로 운화하는 기능이 약해지면 비위 근처에 진액이 쌓인다. 이걸 습이라고 하는데 어떤 이유로 열이 생기면 습과 열이 결합해 끈적해져서 습열이 된다. 이러한 습열은 온 몸을 돌아다녀 몸이 노랗게 보이게 만든다. 그런데 백출이 풍한습을 다 없앤다고 했으므로 습을 없앤다. 또한 풍한은 열로 쉽게 변하곤 하는데 백출이 이것 또한 제거한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설명한 비증, 괴사된 살, 치병, 황달병을 백출로 고친다.
止汗, 除熱, 消食者, 濕熱盛則自汗, 濕邪客則發熱, 濕去而脾胃燥, 燥則食自消, 汗自止, 熱自除也.
땀을 그치게 하는 것, 해열, 음식을 소화시키는 것은 습열이 많아지면 땀이 나고, 습이 들어와 발열한다. 습이 없어지면 비위가 건조해지며 비위가 건조해지면 음식이 스스로 소화되고 땀이 스스로 그치며 열이 스스로 없어진다.
->한문식으로 길게 나열해서 쓴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다. 그러나 뜻만 취한다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쉽게 말해서 비장은 건조한 걸 좋아하므로 습이 껴있으면 땀 나고 열 나고 소화 안 된다는 말이다. 비장의 습을 제거하는데 노력하라는 말이다.
又主大風在身面者, 朮氣芳烈而悍, 純陽之物也, 風爲陽邪, 發於陽部, 故主之也.
또한 백출은 풍이 얼굴과 몸에 있는 것을 주관한다. 백출은 향기가 매우 강하며 양의 성질을 띤다. 풍은 양의 성질을 띠는 사기邪氣이므로 양의 성질을 띠는 부분에서 병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백출이 양의 성질을 띠므로 양의 성질을 띠는 풍으로 인해 생기는 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왜 백출이 풍으로 인해 생기는 병을 치료하는지 말한다. 음양의 성질에 기초해 설명했다. 이 때 말하는 양陽이 뭔질 알아야 이 글을 이해할 수 있다. 백출이 양의 성질을 띠는 건 백출이 몸에 들어가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걸 말한다. 풍이 양의 성질을 띤다는 것은 빠르게 움직이는 걸 말한다. 몸에서 양의 성질을 띠는 것은 등, 다리 뒷 부분, 팔 바깥 부분이다.
이쯤 되면 눈치챘는지 모르겠다. 백출, 풍, 등이 양의 성질을 띠기에 백출이 풍을 치료하는게 아니다. 그냥 백출이 풍을 없애고 특히 등, 얼굴, 팔 바깥 부분에서 특효를 보이는데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으니까 음양의 개념을 가져와서 설명했을 뿐이다. 여기서 풍이 양의 성질이니까 태양의 빛으로 치료할 수 있겠지! 이런 식으로 연역법적으로 응용하면 안 된다. 음양의 개념에서 발전해 백출의 성질이 나온게 아니라 백출의 성질을 관찰한 결과와 효능을 그냥 음양의 언어로 표현했을 뿐이다.
절대 음양으로 설명한 것을 보고 막 이것저것 음이니 양이니 하면 안 된다. 응용해서도 안 된다!! 귀납적으로 적용해야한다.
風眩頭痛目淚出者, 陽虛則風客之而眩, 痰厥則頭痛, 風熱壅則目淚出也.
풍으로 인해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고 눈에서 눈물이 나는 것은 양허인즉 풍이 들어와 어지럽고 담으로 인해 머리가 아프고, 풍열로 인해 막혀서 눈에서 눈물이 난다.
->풍이 들어와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말하고 있다. 설명하고 있는 질병은 어지러움, 두통, 눈물남 3가지이다. 양허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양허는 위기衛氣가 부족한 걸 말하는 듯 싶다. 피부는 위기와 영기가 흐르고 있다. 영기는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 위기는 외부의 안 좋은 풍한사를 막는 역할이다. (요새 말로 위기는 면역력, 영기는 혈액 흐름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이 때 위기衛氣를 보통 양기라고 부르고 영기를 음기라고 많이 부르는데 양허란 양기가 부족한걸 말하므로 위기가 부족한 것을 뜻한다. 간단히 말하면 면역력 부족할 때 바람 맞으면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담으로 인해 두통이 생긴다는 말 또한 다시 이해할 부분이 많다. 담궐이란 담으로 인해 사지가 차갑다는 말이다. 담이 중초에서 진액의 순조로운 운화를 막아 진액이 머리와 사지로 이동하지 못 해 생긴 두통이다. (청양淸陽이 불승不升한다고 표현한다.)
풍열로 눈에서 눈물이 나는 것은 몸에 풍이 들어와 열기와 합해 풍열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풍열이 간으로 가서 간의 소설 작용을 막아 눈으로 개규하는 걸 막는다면 눈에서 눈물이 난다.
消痰水, 逐皮間風水, 結腫, 除心下急痛, 及霍亂吐下不止者, 濕客於胃則滯而生痰, 客於脾則生水, 脾虛濕勝, 則爲水腫, 濕客中焦則心下急滿, 脾胃俱虛, 則中焦不治, 而濕邪客之, 則爲霍亂吐下不止也.
담을 없애고 피부 사이의 풍과 수를 없애며 결종도 제거해야 한다. 심하의 당기고 아픈 것을 제거하며 곽란, 구토, 설사가 그치지 않는 것을 제거한다. 습이 위에 들어와 체하여 담이 생기고 그 담이 비로 가서 수가 되며 비가 허하면 습이 왕성해져 수종이 생긴다. 습이 중초로 들어가 심하가 당기며 팽만하고 비위가 함께 허하면 중초가 치료되지 않고 습이 들어온다. 그러면 곽란과 구토, 설사가 그치지 않는다.
->담을 왜 없애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 담으로 인해 몸이 붓고 토사곽란이 생기는데 그것이 왜 생기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우선 육음 중 습이 위에 들어온다. 위는 계속해서 음식물을 아래로 내려보내야 하는데 습은 위에서 계속 머무른다. 위가 원래 해야할 기능을 잃었으므로 습이 위에서 계속 머물러 졸여서 담이 된다. 그러면 위와 비장이 표리 관계로 연결되어 있는데 비장이 허하면 담이 비장으로 들어가서 비장이 진액을 전신으로 보내는 걸 막아버린다. 그러면 진액이 비장 주변에 계속 머물러서 수종, 큰 물덩어리가 된다.
심하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치 부위다. 큰 물덩어리가 생기면 명치 부위가 당기면서 팽만해진다. 이 상황이 계속 되면 물덩어리를 어떻게든 배출해야하므로 대변에 섞어서 밖으로 내보내면 설사, 위로 올려보내면 구토다.
利腰臍間血者, 血屬陰, 濕爲陰邪, 下流客之, 使腰臍血滯而不得通利, 濕去則諸證無不癒矣.
허리와 배꼽 사이의 혈을 원활하게 소통시킨다는 것은 혈은 음에 속하고 습은 음에 속하는 안 좋은 기운이다. 습이 아래로 흘러 허한 것을 틈타 들어가면 허리와 배꼽으로 하여금 혈이 체하게 만들고 통하고 원활하게 흐를 수 없게 만든다. 습이 없어지면 모든 증상은 다 낫는다.
->허리와 배꼽 사이는 하초라고 한다. 즉, 간장, 신장이 있는 부분이다. 이들은 혈을 저장하고 원활히 운행하도록 한다. 음양의 개념을 빌려 혈과 습을 음에 배속했다. 누누이 말하지만 음에 속하기에 혈과 습이 연관되는게 아니라 혈과 습의 양태를 보니 비슷해서 음이라는 개념에 배속해 놓은 것이다. 습이 일반적으로 아래로 가려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습이 간에 들어가 간의 기능을 제약하고 신장에 들어가 신장의 기능을 제약한다.
그러면 신장에서 나오는 원기가 혈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만들어 혈이 그냥 멈춰 서 있는다. 어혈이 되어 허리와 배꼽 사이에서 동통을 유발한다.
益津液, 暖胃消榖嗜食者, 濕去則胃强, 而津液自生, 寒濕散則胃自暖, 邪去而脾胃健, 則消穀而嗜食矣.
진액을 증가시키고 위를 따뜻하게 만들며 곡식을 소화시키고 식욕이 생긴다는 것은 습이 없어져 위가 강해지고 진액이 스스로 생기며 한기와 습기가 흩어져서 위가 스스로 따뜻해지고 사기가 없어져 비위가 건강해져서 곡식을 소화시킬 수 있고 식욕이 생긴다는 말이다.
->습이라는 안 좋은 기운이 없어지면 비위가 다 좋아져서 제 기능을 찾아간다는 말이다.
나머지 부분은 2편에서 마저 다루겠다. 글이 너무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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