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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초(약초) 이야기/당귀, 천궁, 백작약

천궁(川芎), 효능, 성미, 귀경, 본초휘언(本草彙言)을 중심으로.

천궁이다. (산지는 국산인데 품종은 일천궁이다.)


일전에 천궁의 귀경이 간담으로 작용하며 부수적으로 심장, 비장으로 가는 것을 공부했다. 귀경을 통해 천궁의 효능을 집중조명함으로써 천궁이 가지는 행기行氣라는 것이 무엇인지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였다.

이번에는 본초휘언에서 언급된 천궁의 효능에 대해 공부하려고 한다. 본초휘언에서는 단계심법과는 조금 다르게 천궁의 기전에 대해 설명하기보다는 아마 독자들이 천궁의 기본적인 것은 다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천궁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천궁과 조합하면 좋은 약재, 천궁이 치료할 수 있는 병증 등을 쭉 나열하고 끝나버리는데 초심자는 과연 이것을 보고 이해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아마 어려울 것이다.)

나름 해설을 달아봤는데 나중에 공부할 때 도움되었으면 좋겠다.


1. 본초휘언 원문

芎藭, 上行頭目, 下調經水, 中開鬱結, 血中氣藥. 嘗爲當歸所使, 非第治血有功, 而治氣亦神驗也. 凡散寒濕, 去風氣, 明目疾, 解頭風, 除脅痛, 養胎前, 益産後. 又癥瘕結聚, 血閉不行, 痛癢瘡瘍, 癰疽寒熱, 脚弱痿痺, 腫痛却步, 幷能治之. 味辛性陽, 氣善走竄而無陰凝黏滯之態, 雖入血分, 又能去切風, 調一切氣. 同蘇葉, 可以散風寒於表分, 同耆, 朮, 可以溫中氣而通行肝脾, 同歸, 芍, 可以生血脈而貫通營陰, 若産科, 眼科, 瘡腫科, 此爲要藥

 


2. 본초휘언 원문 - 해석 - 해설

芎藭, 上行頭目, 下調經水, 中開鬱結, 血中氣藥. 嘗爲當歸所使, 非第治血有功, 而治氣亦神驗也.

천궁은 머리와 눈 쪽으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고 아래로 내려가 월경을 조절하며 몸 가운데로 작용하여 막히고 뭉친 것을 열어준다. 천궁은 혈 중의 기약으로 불린다. 일찍이 천궁은 당귀의 사使약이 되고 다만 혈을 치료하는데 공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를 치료하는데 또한 신험한 효험이 있다.

 

-> 천궁이 작용하는 약의 방향이 위, 아래, 가운데 모두 다 해당한다. 천궁이 간담에 작용해 기체증을 풀어줌으로써 머리, 눈, 소화기, 월경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즉, 어지럼증, 소화불량, 월경 불순 등이 기체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면 천궁을 쓸 수 있다는 말이지 기체 말고 다른 것으로 인해 발생한 어지럼증, 소화불량, 월경 불순은 천궁을 적용하면 안 된다. 천궁은 당귀의 효능을 도와 작용하는 것이 많아 당귀의 사使약이 된다.

凡散寒濕, 去風氣, 明目疾, 解頭風, 除脅痛, 養胎前, 益産後. 又癥瘕結聚, 血閉不行, 痛癢瘡瘍, 癰疽寒熱, 脚弱痿痺, 腫痛却步, 幷能治之.

대개 한습을 흩어버리고, 풍을 없애 눈 질환을 앓는 것을 맑게 해주고 머리에 풍이 들어 어지러운 것을 풀어주고 옆구리 통증을 제거하며 아이를 배기 전 상황을 좋게 만들며 산후 조리에 도움이 되게 한다. 또한 징가적취, 혈이 막혀 통하지 않는 것, 아프고 농양이 생기고 창양이 된 것, 옹저와 한열, 다리가 약해지고 마르고 저린 것, 종통, 걷지 못하는 것을 두루 능히 천궁으로 치료한다.

 

-> 천궁의 따뜻한 성질로 한습寒濕을 흩어버리고 풍도 없앤다. 즉, 풍한습을 다 없앨 수 있다. (천궁의 발산 성질과 따뜻한 성질)

여기서 나타난 증상은 대부분 기체증, 풍한습으로 인해 생긴 증상들이다. 눈질환은 아마 간기울경증으로 인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즉,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거나 일이 하나도 풀리는게 없어 가슴이 답답한 상황에서 간에서 기가 울결되어 눈까지 혈이 제대로 가지 못 해 눈이 침침해졌을 것이다. 이 경우 간을 보혈하는 것보다는 간을 풀어주는 방법이 훨씬 낫다. 천궁이나 향부자, 목향 등이 도움이 될 것이다.

머리에 풍이 들어 어지러운 것은 정말 추운 날씨에 밖에 나가서 바람을 맞아 생긴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또 다른 가능성은 일을 너무 많이 해서 혈허로 감으로써 풍이 생겨 어지럼증이 발생한 경우 2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천궁으로 치료해볼 수 있다.

옆구리 통증은 대표적인 간담의 기울증이다. 천궁의 귀경인 간담에 착안하여 천궁을 써 볼 수 있다.

산후조리, 임신 준비에 천궁을 사용해볼 수 있다. 여자는 보통 기울증이 많다. (짜증을 많이 낸다.) 천궁을 쓰는 걸 고려해보라는 말이다.

징가적취, 어혈, 농양, 창양, 옹저 등 모두 기가 흐르지 않아 생긴 것이다. 기가 흐르지 않는다는 설명으로는 부족한데 어디에 기가 막혔는지 봐야 한다. 보통 거의 간이 대부분인데 천궁을 써볼 수 있다.

다리가 약해지고 마르고 한 것은 다른 증상을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아마 습으로 인해 생긴 것 같다. 습을 날리는 효능이 천궁이 일부 가지고 있긴 하나 천궁보다는 우슬이나 두충, 세신을 먼저 고려하는게 맞다고 본다. 아마 본초휘언에서는 습증보다는 어떤 울결증으로 인해 생긴 걷지 못 하는 증상을 말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味辛性陽, 氣善走竄而無陰凝黏滯之態, 雖入血分, 又能去切風, 調一切氣.

천궁의 맛은 맵고 성질은 양이다. 기는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고 음울하게 뭉쳐서 가만히 있는 걸 싫어한다. 비록 천궁이 혈분에 들어가도 또한 능히 풍을 제거하고 기를 조절할 수 있다.

 

-> 천궁의 성미를 말하고 있다.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맵다. 그러므로 발산하고 따뜻하게 녹여주는 성질이 있다고 보면 된다. 기의 일반적인 성질은 돌아다니는걸 좋아하고 가만히 있는걸 싫어한다고 비유했다. 그러니까 기체증은 치료해야할 대상이지 가만히 놔둬야 할 증상은 아니다.

천궁은 기분氣分에 들어가야할 것으로 보이나 혈분에 들어가도 천궁의 원래 효능을 잘 발휘할 수 있으니까 천궁 쓸 때 참고하라는 말이다.

同蘇葉, 可以散風寒於表分, 同耆, 朮, 可以溫中氣而通行肝脾, 同歸, 芍, 可以生血脈而貫通營陰, 若産科, 眼科, 瘡腫科, 此爲要藥.

소엽과 동용하면 표피에 있는 풍한을 흩어버릴 수 있다. 황기, 백출과 동용하면 소화기(중초)의 기운을 따뜻하게 하며 간과 비장의 기운을 통하게 할 수 있다. 당귀, 작약과 동용하면 혈맥을 살아나게 하고 영음을 관통하게 할 수 있다. 산부인과, 안과, 종양과 같은 곳에서는 천궁이 중요한 약으로 쓰인다.

 

-> 배합례에 대해 설명한다. 기본적인 본초 지식이 없으면 배합례를 봐도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잘 몰라도 그냥 보면서 그때 그때 공부하면 언젠가는 많이 알게 된다.

자소엽은 표피에 있는 풍한의 사기를 날려버린다. 천궁도 따뜻하며 표피에 작용할 수 있어 소엽과 함께 쓰면 풍한의 사기를 날려버리는데 도움이 된다. 즉, 감기에 좋다는 말이다.

황기, 백출은 기본적으로 비장, 부가적으로 간장에 있는 기운을 올려준다. (좀 더 정확히는 비양을 올려준다. 입마름증을 동반하고 있으면 쓰면 안 된다.) 이 때 천궁을 쓰면 따뜻한 기운을 배가해 황기, 백출의 효능을 올려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천궁의 행기 효능이 간장에 작용하므로 비장까지 원활하게 만들 수 있다. (간-비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론에 입각한 것이다. 소요산에서 백출을 넣은 것과 비슷하다.)

당귀, 작약은 보통 보혈약이라고 불린다. 당귀는 따뜻한 성질로 심, 간, 비에 작용해 혈을 만들어내는데 도움을 주고 작약은 차가운 성질의 약이지만 보음하고 음을 수렴하는 역할이 있어 당귀, 작약을 같이 쓰면 혈액을 만들어내는데 조합으로 좋다. 이 때 천궁을 넣으면 보약 2개에 행기약 1개로 보약을 많이 써서 생기는 체증을 예방하는데 아주 좋다.

이와 같은 천궁의 효능 때문에 산부인과, 안과, 종양과에서 천궁을 왜 쓰는지 알 수 있다.


본초휘언은 독자들이 본초에 대해 거의 다 안다고 생각하고 글을 썼다. 천궁에 대해 설명하는게 아니라 천궁의 효능은 이런게 있어. 다시 한 번 가볍게 리뷰해봐~ 이런 논조로 보인다. 초심자에게는 적합한 책은 아니라고 본다. 차라리 청나라 때 나온 본초정의 같은 책이 공부하는데 훨씬 더 좋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