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의 단계심법의 내용을 중심으로 천궁의 내용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도록 하겠다. 한의학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금원사대가 중에서 유명한 주진형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금원사대가'가 유명한 걸 아는 것이지 그 대가들의 책을 읽어본 사람은 많이 드물다.
천궁은 당귀랑 정말 많이 쓰인다. 보혈-활혈하는 관점에서 같이 꼭 붙어서 쓴다. 궁귀탕(불수산) 쓸 때 보통 많이 쓰는데 주로 어혈증에 많이 쓴다. 아마 산후조리, 월경통, 생리통 등을 변증해서 쓸 때 거의 다 어혈증을 겸하고 있는데 궁귀탕을 베이스로 깔고 나머지 증상을 따라서 쓰면 좋은 효과가 있었던 경험이 많다.
그리고 얼핏 보면 당귀랑 천궁이랑 거의 비슷하게 생겼는데 구분하는 제일 쉬운 방법은 냄새를 맡아보는 것이다. 당귀는 당귀 냄새가 나고 천궁은 천궁 냄새가 난다.(?) 직접 맡아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원래 원문은 따로 올려서 분석할 때 최대한 걸리적 거리지 않게 하려 했는데 이번 글은 굉장히 짧아서 그냥 뭉터기로 같이 올린다.
1. 朱震亨 원문
川芎味辛, 但能升上而不能下守. 血貴寧靜而不貴躁動, 四物湯用之以暢血中之元氣. 使血自生. 非謂其能養血也. 卽癰疽諸瘡腫痛藥中多用之者, 以其入心而散火邪耳. 又開鬱行氣, 止脅痛, 心腹堅痛, 諸寒冷氣疝氣, 亦以川芎辛溫, 兼入手, 足厥陰氣分, 行氣血而邪自散也.
2. 원문 해석 - 해설
川芎味辛, 但能升上而不能下守. 血貴寧靜而不貴躁動, 四物湯用之以暢血中之元氣.
천궁의 맛은 맵고, 다만 능히 위로 올라가고 아래를 지키지 못한다. 혈이 안정한 것을 귀하게 여기고 조동한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사물탕은 천궁을 씀으로써 혈 중의 원기가 펼쳐지게 만든다.
-> 천궁의 성미가 따뜻하고 맵다는 것을 말한다. 보통 매운 맛이면 펼쳐지고 발산하는 성질 쪽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천궁의 발산하는 성질은 위로 올라가는 쪽임을 명확히 한다. 혈의 성질은 조용해야 하고 조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혈에 열이 더해져 혈이 마구잡이로 움직여 혈관(맥관) 외로 나가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한다. 사물탕은 숙지황, 당귀, 천궁, 작약인데 여기서 천궁이 보혈제 중에서 유일하게 발산하는 성질을 가진다.
使血自生. 非謂其能養血也.
혈로 하여금 스스로 생기게 한다. 능히 천궁이 혈을 만든다는 것을 이르는 것이 아니다.
-> 천궁은 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데 천궁 자체가 혈을 만들게 한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오해하지 말라는 말이다. 어떤 작용을 통해 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돕는다는 것이지 천궁이 혈을 직접 만들지는 못 한다. (발산하는 성분이므로)
卽癰疽諸瘡腫痛藥中多用之者, 以其入心而散火邪耳. 又開鬱行氣, 止脅痛, 心腹堅痛, 諸寒冷氣疝氣, 亦以川芎辛溫, 兼入手, 足厥陰氣分, 行氣血而邪自散也.
즉, 옹저, 모든 창양, 종통에 쓰는 약 중에서 천궁을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천궁이 심장으로 들어가 심장의 화기를 발산시켜 없애기 때문일 따름이다. 또한, 천궁은 울체된 것을 열고 기를 움직이게 하여 옆구리 통증을 멈추게 하고 심복이 당기고 아픈 것을 없애며 모든 한랭한 기운으로 인해 생긴 '산기'를 없앤다. 또한 천궁의 성미가 신온(맵고 따뜻함)하므로 수궐음경, 족궐음경으로 들어가 기혈을 움직이게 하여 나쁜 기운이 스스로 없어지도록 한다.
->맥문동에서 폐옹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폐옹은 열, 습, 담이 엉겨서 생긴 것으로 보약보다는 열, 습, 담을 없애는 처방으로 생각하는게 좋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2020/04/30 - [본초(약초) 이야기/맥문동] - 맥문동(麥門冬), 효능 분석, 본초정의(本草正義)를 중심으로. (3)
맥문동(麥門冬), 효능 분석, 본초정의(本草正義)를 중심으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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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옹과 비슷하다. 옹저, 창양, 종통은 대부분 습과 열이 뭉쳐져 발생한다. 도대체 습과 열이 어디서 온 것인지 진단하여 파악할 수 있다면 치료는 거진 반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천궁은 발산하는 기능이 있어 옹저, 창양, 종통을 없앨 수 있다는 말이다.
천궁은 귀경이 심장이다. 심장으로 들어가 심장의 화기를 발산시킨다는 것은 비위에서 올라온 허열을 제거하거나 심장 자체에서 발생한 허열을 없앤다고 이해하면 된다.
옆구리 통증은 소양경 부위에서 발생한 병이다. 울체된 기운과 관련된 병은 거의 간, 담경 쪽으로 변증을 우선 고려해보는 게 좋다. 시호를 생각해도 좋지만 천궁 또한 울체된 기운을 푸는데 아주 좋다.
한랭한 기운으로 인해 생긴 산기는 배에 여기저기에 볼록볼록한 덩어리가 잡히는 것을 말한다. 산기라는 병 자체가 한랭한 기운이 뭉쳐 생긴 것이니까 신온한 기운의 천궁으로 풀면 좋다는 뜻이다.
천궁의 귀경 | 심장, 간, 담, 비 |
옆구리 통증 | 소양경 부위(간, 담) |
산기(疝氣) | 배 여기저기에 볼록볼록한 덩어리가 잡힘(한랭한 기운에 의해 생김) |
수궐음경, 족궐음경은 경락경혈학적 표현이다. 수궐음심포경, 족궐음간경을 말한다. 즉, 심장, 간, 담경으로 천궁이 귀경한다고 볼 수 있다. 탕액본초에서는 족태음비경으로도 천궁이 귀경한다고 말하는데 아마 심장의 허열을 내려주는 천궁의 효능에 착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장에서 발생한 허열이 심장에 도달해 이상 징후가 나타나는데 이때 천궁이 이것을 치료하므로 아마 심장, 비장 모두 귀경한다고 생각했다고 보인다.
결론은 심장, 간, 담은 천궁의 귀경이 확실한 것으로 보이고 비장은 조금 더 생각해봐야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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