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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초(약초) 이야기/맥문동

맥문동(麥門冬), 효능, 성미, 본경소증(本經疏證)을 중심으로.

중국 맥문동. 표면이 한국 맥문동보다 매끈하다.

본초신편에서 맥문동은 폐뿐만 아니라 심, 위장으로도 귀경이 있음을 설명했다. 특히 맥문동이 폐를 보하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폐열증이면 왜 오줌이 잘 안 나오는지 상초와 폐의 연관성을 통해 멋지게 설명해냈다.

사실, 맥문동도 중국산과 한국산의 차이가 있다. 중금속 검사, 농약 검사를 끝마쳐 안전한 한약재라는 가정하에 중국산, 한국산 맥문동은 분명히 효능 차이가 있다. 중국산 맥문동은 표면이 한국산 맥문동보다 좀 더 매끄럽고 맛 또한 달고 부드럽다. 그래서인지 중국산 맥문동은 보하는 효능이 좀 더 강한 것 같고 한국산 맥문동은 매운맛이 좀 강해서 발산하고 열을 식히는 효능이 조금 있다. 중국산, 한국산 맥문동은 서로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효능의 차이가 있으므로 증상을 보고 맞춰서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

대부분 한약재가 중국산은 단 맛이 강해 보하는 효능이 있고 한국산은 좀 더 맵고 쓰다. 중국이 땅이 크고 토양이 비옥해서 그런가 왜 이런 효능의 차이가 나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번에는 본경소증에서 맥문동을 설명하는 것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本經疏證

麥門冬, 其味甘中帶苦, 又合從胃至心之妙, 是以胃得之而帶輸精上行, 肺得之而能敷佈四臟, 灑陳五腑, 結氣自爾消熔, 脈絡自爾聯續, 飮食得爲肌膚, 穀神旺而氣隨充也. 香岩葉氏曰, 知飢不能食, 胃陰傷也. 太陰濕土, 得陽始運, 陽明燥土, 得陰乃安, 所製胃陰方, 遂與仲景甘藥調之之義合. [傷寒論], [金匱要略] 用麥門冬者五方, 惟薯蕷丸藥味多, 無以見其功外, 於炙甘草湯, 可以見其陽中陰虛, 脈道泣澁, 於竹葉石膏湯, 可以見其胃火尙盛, 穀神未旺, 於麥門冬湯, 可以見其氣因火逆, 於溫經湯, 可以見其因下焦之實, 成上焦之虛. 雖然, 下焦實證, 非見手掌煩熱, 唇口乾燥, 不可用也. 上氣因於風, 因於痰, 不因於火, 咽喉利者, 不可用也. 脈非結代, 微而欲絶者, 不可用也. 蓋麥門冬之功, 在提曳胃家陰精, 潤澤心肺, 以通脈道, 以下逆氣, 以除煩熱, 若非上焦之證, 則與之斷不相宜.

 

麥門冬, 其味甘中帶苦, 又合從胃至心之妙, 是以胃得之而帶輸精上行, 肺得之而能敷佈四臟, 灑陳五腑, 結氣自爾消熔, 脈絡自爾聯續, 飮食得爲肌膚, 穀神旺而氣隨充也.

 

맥문동은 그 맛이 달면서 그 속에 쓴 맛을 품고 있다. 또한 위장을 따라 심장까지 이어져 합해지는 미묘함이 있다. 이것은 위장이 맥문동을 얻어 정기를 품고 위로 올려보내며 폐장은 그 정기를 받고 능히 전신에 정기를 수포하며 오장에 정기를 뿌려 뭉친 기운이 스스로 없어지고 녹아 맥과 락이 스스로 이어지며 피부와 살을 위해 음식을 얻어 곡기와 정신이 왕성해져 기는 그것을 따라 충실해진다.

 

-> 맥문동의 효능을 설명하는듯 하지만 기본적인 한의학적 생리관을 설명하는게 핵심이다. 만약 위장이 허하다면 위장을 보하는 맥문동을 써서 위장을 보해 위장 기능이 충실하도록 한다. 그러면 비위에서 진액이 생성되고 그것은 폐로 올라가 폐에서 삼초를 통해 전신에 진액을 뿌린다. 그러면 전신에 진액이 잘 공급되므로 뭉친 기운이 없어져 저린 것이 사라지고 경맥과 락맥이 이어진다.

 

香岩葉氏曰, 知飢不能食, 胃陰傷也. 太陰濕土, 得陽始運, 陽明燥土, 得陰乃安, 所製胃陰方, 遂與仲景甘藥調之之義合.

섭천사가 말하길 주린 것을 알면서 능히 음식을 못 하는 것은 위장의 음이 상한 것이다. 태음습토는 양기를 얻어야 비로소 운행할 수 있으며 양명조토는 음을 얻어야 이어 안정해진다. 위음방을 만든 바는 마침내 중경이 단 약으로 그것을 조절하는 이치가 부합한다.

 

-> 이건 온병학을 알아야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동의보감만 보면 명 이전 시대의 의학만 공부했기에 청나라 이후 온병학에 대해 제대로 알기 힘들다. 섭천사라는 아저씨는 청나라 때 명의인데 온병학의 대가다. 요즘으로 치면 바이러스성 전염병 전문의라고 보면 된다.

배고픈데 밥 못 먹는 것은 위장의 음기가 상한 것이므로 그것을 보충해야 한다고 말한다. 태음습토, 양명조토는 옛날의 표현 방식이다. 태음습토는 비장, 양명조토는 위장이다. 비장은 오장에 속하므로 음에 속하는 장기다. 그래서 비장은 양기를 얻어야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 위장은 육부에 속하므로 양에 속한다. 그래서 음을 얻어야 제대로 기능한다. (음, 양은 그냥 상대적인 표현일 뿐이다. 음양에 너무 예속되지 말자.)

 

[傷寒論], [金匱要略] 用麥門冬者五方, 惟薯蕷丸藥味多, 無以見其功外, 於炙甘草湯, 可以見其陽中陰虛, 脈道泣澁, 於竹葉石膏湯, 可以見其胃火尙盛, 穀神未旺, 於麥門冬湯, 可以見其氣因火逆, 於溫經湯, 可以見其因下焦之實, 成上焦之虛. 雖然, 下焦實證, 非見手掌煩熱, 唇口乾燥, 不可用也.

 

상한론, 금궤요략에서는 맥문동이라는 것을 쓴 것이 5개 처방에 있다. 오직, 서여환 이라는 약에서는 다른 약이 아주 많아 맥문동의 효능을 보기 어렵다. 그 외, 자감초탕에서는 가이 양중의 음허를 봄으로써 맥이 깔깔한 것을 볼 수 있다. 죽엽석고탕에서는 가이 그 위장의 화기가 오히려 성함으로 곡기가 왕성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맥문동탕에서는 그 기로 인해 화가 역逆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온경탕에서는 하초가 실한 것으로 인해 상초의 허함이 성한 것을 볼 수 있다. 비록 그러하나 하초가 실한 증상에서는 손바닥에 번열이 나타나는 것과 입술과 입이 마르는 것이 나타나지 않으면 온경탕을 쓸 수 없다.

 

-> 자감초탕, 죽엽석고탕, 맥문동탕, 온경탕이 어떠한 것인지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자감초탕의 처방은 다음과 같다.

 

                                                                     자감초탕

자감초, 건지황, 맥문동, 인삼, 아교주, 생강, 대추
계지, 화마인

자감초, 인삼, 대추로 비위의 음허를 보한다. 맥문동으로 폐를 보하면서 비위로 같이 보한다. 생강으로 폐와 위를 따뜻하게 덥힌다. 아교주로 하초를 보한다. 그외 발산제를 조금 넣는다.

 

차로 말하자면 방열판이 터져서 운전하는데 엔진에서 열이 운전석으로 올라오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자감초탕이 방열판 역할을 해서 열이 운전석으로 올라오지 못 하게 한다. 자감초탕은 복맥탕이라고 하는데 이 처방을 기준으로 삼아 일갑복맥탕, 이갑복맥탕,등 수많은 명방이 파생된다.

 

                                                                    죽엽석고탕

석고, 죽엽
인삼, 맥문동
반하
갱미, 감초

 

죽엽석고탕은 석고와 죽엽으로 열을 끄면서 인삼, 감초, 갱미, 맥문동으로 비위를 보한다. 반하로 담을 녹여서 없앤다.

자감초탕과 다른 것을 처방을 보고 알 수 있다. 비위의 음허로 인해 허열이 치솟는 상황이다. 자감초탕을 써도 되지만 허열이 심해 얼굴로 열이 후끈후끈 오르는 상황이라 일단 허열을 가라앉히기 위해 석고와 죽엽을 썼다. 또한 이 증상이 오래되어 진액이 졸여서 담이 생겨 자꾸 기침까지 하고 손발이 저려 반하를 급히 투입해 담을 제거했다.

 

맥문동탕은 여러 종류의 처방이 각종 의서에서 소개되고 있어 정확히 어떤 것을 지칭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맥문동과 인삼이 위주인 처방이 아닐까 생각된다. 마찬가지로 비위의 음허로 인해 허열이 뜨는 상황이리라..

 

                                                                    온경탕

맥문동, 인삼, 오수유
아교
당귀, 천궁
계지 작약 감초
생강
목단피
반하

온경탕의 처방은 여기서 소개된 다른 처방보다 종류가 훨씬 많다. 우선 맥문동과 인삼 오수유로 비위의 음허를 보충한다. 아교로 하초를 보하며 당귀와 천궁으로 비위, 간신을 보하면서 약간의 활혈(혈액 순환)을 한다. 특이한 건 계지탕인데 대추가 빠진 계지탕이 들어갔다. 아마 비위가 너무 약해 대추같은 기름기 많은 약재를 받아들이지 못 해 세심하게 가감했으리라 추정한다. 계지탕을 통해 영위의 조화를 꾀한다. 목단피로 허열을 식히며 반하로 비위의 음허로 인해 진액이 졸여서 생긴 담을 없앤다.

 

上氣因於風, 因於痰, 不因於火, 咽喉利者, 不可用也. 脈非結代, 微而欲絶者, 不可用也. 蓋麥門冬之功, 在提曳胃家陰精, 潤澤心肺, 以通脈道, 以下逆氣, 以除煩熱, 若非上焦之證, 則與之斷不相宜.

 

기가 위로 상역하는 것은 풍 때문이고 담 때문이지 화열 때문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후를 매끄럽게 만드는 방법은 쓰지 못 한다. 결대맥과 맥이 미微하고 끊어지려 할 때는 쓰면 안 된다. 대개 맥문동의 효능은 위의 음정을 끌어당겨서 심폐를 촉촉하게 만듬으로써 맥이 통하게 하고 기가 역상한 것을 내리며 번열을 없앤다. 만약 상초의 증상이 아니라면 맥문동을 주는 것은 확실히 안 된다.

 

-> 풍과 담 때문에 기침하는 경우를 설명하고 있다. 풍과 담 때문에 기침하는데 진액을 보충해주는 약재를 쓰면 별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결대맥은 결맥과 대맥으로 나뉜다. 결맥은 맥이 불규칙하게 끊어지는 맥이고 대맥은 규칙적으로 맥이 이상하게 뛰는 것이다. 미微맥은 맥이 미약한 것인데 보통 음허로 본다. 끊어지려 하는 것도 음허이다. 너무 심한 음허에는 급히 음을 보충하는 약을 쓰라는 말이다. 맥문동보다 효과가 더 빠른 약을 고려하라는 얘기다. 위, 폐의 진액 부족으로 인해 허열이 위로 떠서 기침하고 번열이 있을 때가 아니면 맥문동은 별 효과가 없다. 간신의 음허로 인해 비위가 허해져 허열이 뜰 때도 있는데 이 때 맥문동 주면 그때만 잠깐 나아질 뿐이다. 이 때는 차라리 당귀나 아교, 숙지황, 생지황을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같은 수족번열, 허열이라도 원인을 정확히 감별해 약을 쓰라고 계속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