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문동하면 폐를 보하면서 폐를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이미지를 떠올려야 한다. 목이 칼칼하고 마르며 잔기침을 자주 할 때 맥문동을 위주로 처방을 생각한다. 보통 독감이나 감기를 심하게 앓고 난 뒤에 잔기침을 굉장히 오래 하는데 이때 기침한다고 진해거담제류(반하, 후박 등)을 써서 기침을 가라앉히면 나중에 좋지 않다. 몸이 허해서 기침을 하는데 억지로 기침을 멈추게 하는 약을 쓰면 기침은 멈추지만 이 약들은 몸의 정기를 뽑아 쓰는 약재들이다. 반드시 나중에 기침이 더 심해진다. (생강을 생각하면 된다.) 반하, 후박, 생강류의 약을 쓸 거면 잠깐 쓰고 기침이 나으면 그만 써야지 계속 오랫동안 이 약들을 쓸 거면 맥문동, 천문동처럼 폐를 보하는 약을 겸해서 써야 한다.
이 정도가 맥문동의 기본적인 내용이고 더욱 자세한 것은 본초신편을 한 조문씩 해석하면서 공부해보겠다.
本草新編
麥門冬, 瀉肺中之伏火, 淸胃中之熱邪, 補心氣之勞傷, 止血家之嘔吐, 益精强陰, 解煩止渴, 美顔色, 悅肌膚, 退虛熱, 解肺燥, 定咳嗽, 眞可持之爲君而又可借之爲臣使也. 但世人未知麥冬之妙用, 往往少用之而不能成功爲可惜也. 不知麥冬必須多用, 力量始大, 蓋火伏於肺中, 煉乾內液, 不用麥冬之多, 則火不能制矣. 熱熾於胃中, 熬盡其陰, 不用麥冬之多, 則火不能息矣. 更有膀胱之火, 上逆於心胸, 小便點滴不能出, 人以爲小便火閉, 由於膀胱之熱也, 用通水之藥不效, 用降火之劑不效, 此又何用乎? 蓋膀胱之氣, 必得上焦淸肅之令行, 而火乃下降, 而水乃下 通.夫上焦淸肅之令稟於肺也. 肺氣熱, 則肺淸肅之令不行, 而膀胱火閉, 水亦閉矣. 故欲通膀胱者, 必須淸肺金之氣, 淸肺之藥甚多, 皆有損無益, 終不若麥冬淸中有補, 能瀉膀胱火, 而又不損膀胱之氣, 然而少用之, 亦不能成功, 蓋麥冬氣味平寒, 必多用之而始有濟也.
麥門冬, 瀉肺中之伏火, 淸胃中之熱邪, 補心氣之勞傷, 止血家之嘔吐, 益精强陰, 解煩止渴, 美顔色, 悅肌膚, 退虛熱, 解肺燥, 定咳嗽, 眞可持之爲君而又可借之爲臣使也.
맥문동은 폐에 숨어 있는 화기를 몰아내며 위 중의 열사를 식히고 심장의 기운이 과다하게 소모하여 상한 것을 보하며 자주 피를 흘리는 사람들이 구토하는 것을 그치게 하며 정을 보충하고 음을 강하게 만든다. 또한 맥문동은 답답함을 풀어주며 갈증을 그치게 한다. 그리고 안색을 좋게 만들고 살과 피부를 보기 좋게 만들며, 허열을 없애고 폐가 마른 것을 풀어주며, 기침을 그치게 한다. 진실로 맥문동으로 군약으로써 쓸 수 있고 또한 가이 맥문동을 빌려 신약이나 사약으로 쓴다.
-> 맥문동의 효능을 쭉 열거하고 있다. 생리학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효능을 들으면서 맥문동이 몸에 들어와 어떤 작용을 하는지 머리 속에서 빠르게 이해되어야 한다!!(중요한 부분)
폐 속에 숨은 화기라는 것은 폐가 허해져 허열이 뜬 것을 말한다. 맥문동은 폐를 보하므로 자연스럽게 허열로 없어진다. 맥문동은 위음이 손상되어 허열이 뜬 것을 치료한다. 심장 기운이 소모되어 허열이 뜨는 것도 치료한다. 즉, 맥문동은 귀경이 심, 폐, 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주 피 흘리는 사람이 구토를 하는 것으로 보아 비위의 허증으로 볼 수 있다. 비허로 인해 비통혈 脾統血이 되지 않아 자꾸 출혈이 생기고 비허 때문에 진액이 운화되어 위로 가지 않아 자연히 위도 허해지며 위의 기본 기능인 강역 降逆이 되지 않아 구토를 한다.
정을 보충하고 음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맥문동의 기본 효능이다. 답답함이라는 것은 번으로 표현되는데 허열로 인한 것이다. 갈증 또한 허열이 위로 올라가 생긴 것이다. 번, 갈증 모두 허열로 인한 것이므로 음을 보충해 음으로써 양을 휘감아 허열을 잡아준다. (음기는 영양분 같은 것이다. 못 먹거나 큰 병 앓아서 열 난다는 얘기다.) 당연히 맥문동으로 심, 폐, 위를 모두 보해 허열이 안 나게 만드니까 안색이 좋고, 살, 피부 다 좋아지며 기침도 그친다.
但世人未知麥冬之妙用, 往往少用之而不能成功爲可惜也. 不知麥冬必須多用, 力量始大, 蓋火伏於肺中, 煉乾內液, 不用麥冬之多, 則火不能制矣.
다만, 세상 사람들이 맥문동의 묘한 쓰임을 알지 못해서 왕왕 맥문동을 조금만 써서 능히 성공하지 못 하는 것은 슬픈 일이 된다. 맥문동이 반드시 자못 많이 써야 약의 효능이 비로소 강해지는 것을 알지 못한다. 대개 화가 폐 중에 숨어 있고 속에서 진액을 계속 말리는 것은 맥문동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 화기가 능히 잡히지 않는 것이다.
-> 맥문동을 많이 써야 맥문동의 효능이 나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적게 쓴다는게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모르겠으나 보통 1돈 이상 쓰면 쉽게 효과를 볼 수 있다. 많게는 6돈까지 쓴다. 이 조문만 보고 맥문동 엄청 많이 써야지!! 하고 막 한 첩에 10돈씩 넣고 그러면 기침은 다 낫긴 하는데 묽은 가래 생기고... 제일 중요한 것은 살찐다..
熱熾於胃中, 熬盡其陰, 不用麥冬之多, 則火不能息矣.
열이 위에서 치성하면 위음을 다 들들 볶아서 없애면 맥문동을 엄청나게 많이 쓰지 않고는 그 불길을 능히 식힐 수가 없다.
-> 허열이 심하면 위의 음기를 다 태워버릴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럴 경우에는 보통 자꾸 헛구역질을 심하게 하고 입이 바싹바싹 마른다. 맥문동을 많이 써서 위음을 보충해 허열을 끈다. (한마디로 위에 영양분 준다는 말.)
更有膀胱之火, 上逆於心胸, 小便點滴不能出, 人以爲小便火閉, 由於膀胱之熱也, 用通水之藥不效, 用降火之劑不效, 此又何用乎?
다시, 방광에 허열이 생겨 허열이 위로 올라가 심흉부에 들어가면 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지고 오줌이 잘 안 나온다. 이것으로 인하여 소변에 화기가 꽉 찬 것이 되니 이로 말미암아 방광에 열이 생긴 것이다. 물길을 터 주는 약을 써서 효과가 없고 불을 꺼주는 약을 써서 효과가 없으면 이는 또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본초신편의 저자가 직접 물어보는 질문이다. 방광에 열이 생겨서 위로 치솟는 증상에 이수약, 열 꺼주는 약 썼는데 차도가 없다는 얘기다. 상한론을 공부했다면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알 수 있다. 오령산증이다. 오령산증이 방광의 열 때문이다. 비위의 허로 인한 습증이다. 논란이 많기는 하지만 어쨌든 여기서는 방광의 열 때문이라고 보는 듯하다. 방광열이 위로 올라가 심흉부까지 간 상태이며 방광열 때문에 소변도 잘 안 나온다. 당연히 오령산 써서 물길을 터주면 되겠지 하고 오령산 썼는데 차도가 없다. 어? 그러면 열을 꺼야지! 하고 황금 황련 황백 치자 같은 것을 썼겠지만 이것도 차도가 없다. 그럼 어떡할까?라는 이야기를 한다.
蓋膀胱之氣, 必得上焦淸肅之令行, 而火乃下降, 而水乃下通. 夫上焦淸肅之令稟於肺也.
대개, 방광의 기는 반드시 상초의 청숙한 것이 명령하고 행하는 것을 얻어야만 이내 화기가 아래로 내려가고 물이 내려가 통한다. 상초의 청숙한 명령은 폐에서 품어진다.
-> 해석 자체가 난해한다. 기본적인 한의학 지식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한의학적 생리관에서는 우리 몸에 삼초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본다. 삼초는 상초, 중초, 하초로 나뉘는데 이것들이 각각 구역을 나눠 물의 흐름(진액)을 통제한다. 이 중 상초가 통제하는 진액의 흐름이 방광에 연결되어 있다. 즉, 상초에서 방광으로 진액을 보내야 오줌이 나간다는 말이다. 상초에서 아래로 진액을 실어 보낼 때 심장의 화기도 같이 내려보낸다. (한의학적 세계관에서는 심장의 화기는 아래로 내려가고 신장의 수기는 위로 올라간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이 머리는 차갑게! 배는 따뜻하게 해야 한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때 상초는 폐에서 기원한다.(폐는 물길水道를 조절하고 통제하는 근원이다. 즉, 삼초를 통제하는 것이 폐다.)
肺氣熱, 則肺淸肅之令不行, 而膀胱火閉, 水亦閉矣. 故欲通膀胱者, 必須淸肺金之氣, 淸肺之藥甚多, 皆有損無益, 終不若麥冬淸中有補, 能瀉膀胱火, 而又不損膀胱之氣, 然而少用之, 亦不能成功, 蓋麥冬氣味平寒, 必多用之而始有濟也.
폐의 기운이 뜨거우면 폐는 청숙한 명령을 이행할 수가 없어 방광에 화가 갇히게 되어 방광에 물 또한 통하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방광을 통하게 하고 싶으면 반드시 폐의 기운을 청렴하게 해야 한다. 폐를 청렴하게 하는 약은 아주 많지만 대개 이 약들은 손실만 있고 이득이 없다. 맥문동이 속을 식히고 보하고 능히 방광의 화기를 내보낼 뿐만 아니라 방광의 기운을 손상시키지 않는다. 그러나 맥문동을 조금만 쓴다면 또한 능히 성공할 수 없다. 대개, 맥문동의 기미는 평하고 차가워서 반드시 많이 써야 비로소 증상을 통제할 수 있다.
->공부하다보면 폐열이 있어서 폐열을 꺼서 증상을 낫게 해야 한다. 이런 문구를 많이 보는데 이것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여기서 정확히 짚어준다. 폐에 열이 차면 폐가 상초로부터 명령을 받지 못한다. 그러므로 폐와 상초가 물길을 통제할 수 없어 방광으로 진액을 심장의 화기와 함께 실어내보내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방광에 있던 진액과 화기가 상초로부터 내려오는 것과 제대로 교체되지 못해 방광에 갇혀 있게 된다. 그러면 이 때 어떻게 할까? 폐의 열기를 꺼서 상초와 다시 함께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면 된다. 이때 폐의 열은 폐가 허해서 생긴 것이니까 폐를 보하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다. 허열이 있다고 해서 황련해독탕 쓰면 안 된다. 오줌 안 나온다고 오령산을 무턱대고 쓰지 말라는 얘기다.
맥문동을 써서 폐를 보해 허열이 가라앉는다면 다시 폐와 상초간의 작용이 원활히 되어 진액이 통하게 되어 방광이 제대로 기능해 오줌이 나오고 증상이 좋아진다.
다만 맥문동이 약성이 약하므로 2돈 3돈 이 정도는 써야지 1푼 2푼 이렇게는 쓰지 말라고 저자는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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