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쉬운 한의학 이야기/약식동원(藥食同源)

식혜를 끓이다. 생강과 함께.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약과 음식은 한 뿌리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약과 음식은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갱미라는 한약재가 있습니다. 갱미가 뭘까요? 그냥 쌀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이 쌀 또한 한약재입니다. 쌀도 조금 쓰면 밥이 되고 많이 쓰면 약이 됩니다. 쌀도 약식동원인 것입니다.

 

한약에 강삼조이薑三棗二, 생강 3쪽, 대추2쪽의 형태로 생강이 정말 많이 들어갑니다. 가끔 한약을 끓이다 보면 생강이 남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저희 집은 이것을 이용해서 식혜를 끓이거나 다른 식재료로 많이 씁니다. 같은 생강인데 한약에도 쓰이고 밥에도 쓰이는 셈이지요.

 

시중에서 먹는 식혜는 굉장히 달고 밥알이 별로 없는 경우가 있어 저희 집은 직접 끓여 먹습니다. 그 과정을 소개하겠습니다.

쌀을 준비한다.

 

쌀을 2~3컵분량으로 압력솥에 넣고 고슬고슬한 밥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개인의 기호에 맞게 준비합니다. 우리 집은 쌀이 식혜에 많은 것을 좋아해서 쌀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물은 조금만 넣는다.

 

고두밥으로 쌀이 아주 고슬고슬하게 만들어졌다.

 

 

설탕은 2~3스푼정도 넣습니다. 이 이상 넣으면 식혜가 너무 달고 이 정도 양 이하로 넣으면 식혜가 맛이 없습니다.

 

다 된 밥에 설탕을 뿌리는 모습.

 

설탕은 아래 사진과 같은 제품을 썼습니다. 그냥 집 앞 마트에 있길래 씁니다. 자일로스 설탕이 맛있긴한데 개인 기호에 따라 다른 설탕을 넣어도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러 설탕으로 식혜를 다 해봤는데 백설탕 넣으면 확실히 맛 없습니다.

 

집 앞 마트에서 구입한 자일로스 설탕.

 

다시 물을 붓는다.
준비된 티백을 넣는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식혜를 만들 때 엿기름티백을 넣어야 합니다. 이번 식혜 만들기에서는 유기농엿기름티백 6개를 썼습니다. 어떤 엿기름티백이 입맛에 맞을지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본인 취향에 맞는 엿기름티백을 써야합니다.

10인용 압력밥솥에 보온 6시간을 맞춰 놓으면 식혜 준비가 모두 끝납니다.

6시간 후에 큰 냄비 하나를 준비하고 미리 설탕과 생강을 냄비에 넣어 놓습니다.

 

다른 냄비에 설탕과 생강을 준비한 모습.

생강의 양이 굉장히 많아 보이지만 저 정도 양을 넣지 않으면 식혜가 너무 밍밍합니다. 이 부분도 본인 취향에 맞춰야 합니다.(생강의 양은 알아서..) 설탕은 한컵 반을 넣었습니다.

 

6시간 보온한 식혜의 모습.

 

방금 6시간 보온을 눌러놓은 식혜가 준비되었습니다. 당화가 잘 되어 냄새가 아주 구수합니다

 

먼저 티백을 다 건져낸다.
설탕과 생강이 준비된 큰 냄비에 완성된 식혜를 붓는다.

 

보글보글 끓여준다.

 

식혜 가장자리에 있는 찌끼를 모두 제거한다.

 

찌끼는 이렇게 생겼다...

 

식혜를 완성하면 큰 통에 식혜를 넣어두고 매 번 먹을 때마다 깨끗이 씻은 컵으로 떠 먹습니다. 집에서 직접 만드니 너무 달지도 않아서 좋고 우선 밥알이 많아서 아주 좋습니다.

 

이번 식혜 만들기에서 쓴 생강도 직접 다듬은 것입니다. 제 글을 읽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생강을 다듬는 것은 다른 포스팅에서 다뤘습니다.

2020/04/10 - [본초(약초) 이야기/생강] - 생강(生薑) 다듬기, 탕약을 끓이기 위한 준비과정

 

생강(生薑) 다듬기, 탕약을 끓이기 위한 준비과정

강삼조이薑三棗二라는 말이 있다. 보통 처방전을 공부할 때 처방에 당귀 ~돈, 맥문동 ~돈 이런 식으로 쓰여 있고 맨 뒤에 조그마하게 강삼조이薑三棗二라고 적혀 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생..

herborigin.tistory.com

 

사실 식혜의 소화 기능은 발효된 밥알에서 나옵니다. 한약에서 이와 유사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신곡이라는 약재인데 여러 곡물을 뭉쳐 발효시킨 것으로 주로 소화제의 한 재료로 많이 쓰입니다. 저는 이 신곡을 갈아서 처방할 때 많이 씁니다.

 

소화가 안 될땐 식혜를 한 번 직접 만들어서 드셔보시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