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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서(醫書) 읽기/허임의 침구경험방

허임의 침구경험방(鍼灸經驗方) 읽는 법에 대하여

침을 놓는 방법에 대한 책은 본초학, 방제에 대한 책에 비하여 그 수가 매우 적고 또 있다고 하더라도 침을 놓은 이유에 대한 설명이 매우 부족하다.

본초, 방제에 대한 설명은 본초정의, 본초휘언, 본초연의 등 여러 책에서 개별 본초의 효능과 주의점, 다른 본초와의 배합법 등에 대해 상세히 논하고 있다. 또한, 임상례를 통해 어떤 질환에 어떤 본초를 쓰는지도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다른 유명한 의가들에 대해 비판하기도 하고 더 나은 배합법이나 자신만의 독특한 견해를 밝히기도 한다.

그런데 유독 침구 분야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옛날 명나라 시기에도 이러한 현상은 그대로였나보다. <침구대성>이라는 명나라 이전 시기의 모든 침구법을 집대성한 대단한 책을 집필한 양계주라는 사람이 있다. 지금은 번역까지 해서 인터넷에서도 팔고 있는 책인데 침구학계의 동의보감 같은 책이라고 보면 된다. 이 책을 열심히 공부하면 여러 침법을 잘 익힐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면 어떤 증상에는 어떤 혈위를 취하라. 어디가 아프면 어디에 침 놓고 뜸 놓으면 된다~ 이런 식으로 서술되어 있기에 왜 그런지 이유를 알지 어렵기 때문이다. 마치 학원에서 쓰는 교재를 사면 여기저기 빈칸이 숭숭 뚫려 있어 강의를 듣지 않으면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

 

  • <침구대성>이란?
  • 명나라 시기 양계주가 지음
  • 명나라 이전 시기의 침구학을 집대성
  • 특정 증상에 특정 혈위를 취하라는 말만 있지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없음.

 

그렇다면 조선시대 침구의 명의인 허임이 지은 침구경험방은 침구대성과 무엇이 다른가? 침구대성보다 어떤 점이 좋기에 침구대성보다 침구경험방을 먼저 읽는 것인가? 별다른 이유는 없다. 침구경험방이 침구대성보다 짧고 기본을 다지기에 좋아서 침구경험방부터 공부하는 것이다.

침구경험방은 크게 나누자면 전반적인 침구학의 이론을 소개한 총론, 각 질환, 몸의 부위에 따른 치료법을 소개한 각론으로 나뉜다. 총론 부분에는 경락의 주행 부위, 온 몸에 있는 경혈 소개, 정혈 외에 많이 쓰이는 기혈(奇穴), 주역에 근거한 경혈 해석 방법 등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그 부분은 우선 각론에 대해 공부하고나서 총론을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각론에 대해 공부하려는 목표는 다음과 같다. 침구경험방은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귀가 웅웅거리는 이명에는 심수(心兪)혈에 뜸을 놓아라'

침구경험방(鍼灸經驗方)

이명이 있는데 심수혈에 왜 뜸을 놓으라는 것인지 설명이 없다. 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주로 오행침 이론, 특수혈 이론에 따라 설명해보려 한다. 침구경험방이 쓰여진 시기에 사암침법이 있었을리가 없었을 것 같고 최근 등장한 여러 침법이 그 시기에 없었던 것을 확실하기에 오행침 이론, 특수혈 이론 등을 쓰는 것이다. 침구경험방을 보기 전에 아래 글에서 오행침, 특수혈 이론을 한 번 숙지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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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침구경험방 읽기를 이제 시작해보도록 하겠다.